영국 역사상 최장기 군주였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소식에 미국과 영국의 저명한 기독교 지도자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1952년 즉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8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96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여왕의 죽음에 대해 “깊은 슬픔”을 전하며 왕실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웰비 대주교는 성명을 통해 “사랑하는 여왕을 잃고 함께 슬퍼하며 수십 년간 세계, 국가, 사회의 놀라운 변화를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 변함없는 충성과 봉사, 겸손을 지닌 분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이어 “우리의 슬픔이 깊은 만큼, 고인이 되신 폐하께서 영국과 잉글랜드 왕국, 영연방을 위한 특별한 헌신에 대한 감사함도 더욱 깊어진다”라며 “전쟁과 고난의 시기, 격변과 변화의 계절, 기쁨과 축하의 순간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무엇으로, 누구로 부름받았는지에 대한 폐하의 믿음으로 지탱되어 왔다”고 전했다.
또한 생전 여왕은 “날마다 신앙을 실천하셨다”면서 영국 성공회 최고 지도자이자 “신실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살아온 여왕의 믿음을 재조명했다.
빌리그래함 전도협회(Billy Graham Evangelistic Association) 회장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성명에서 여왕을 “70년 동안 영국의 안정과 확고부동함의 상징”이라고 밝혔다.
그래함 목사는 부친 고(故) 빌리 그래함 목사와 여왕과의 우정을 언급하며 “리더십의 모범과 청렴한 삶에 감사드린다”며 “부친은 여왕과 12번 이상 만남을 가질 특권을 가졌으며, 그녀는 부모님을 여러 번 버킹엄 궁전에 방문하도록 초대하신 자애로운 주인”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부친께서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해 “보기 드문 겸손과 성품을 지닌 여성임을 알게 됐다고 하시며, 매일 여왕과 그녀의 가족을 위해 기도할 것을 다짐했다고 말씀했다”며 “내 부친의 친구이자 더 중요한 것은, 여왕이 기독교 신앙의 진정한 친구였다는 점이다. 몹시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결혼식에서 설교한 마이클 커리 미국 성공회 의장 주교도 조의를 표했다.
커리 주교는 성명에서 “오늘 우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고, 여왕의 삶과 유산을 축하한다. 그녀와 그녀의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전 세계에 그녀를 알고 사랑했던 모든 이들을 위해 평화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녀의 쾌활함, 위엄, 그리고 고요한 신앙과 경건의 본은 많은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평안히 쉬시고 영광 가운데 일어나기를”이라 추모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형교회인 ‘하비스트 크리스천 펠로십(Harvest Christian Fellowship)’ 담임인 그렉 로리 목사도 여왕의 죽음을 애도했다.
로리 목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2020년 여왕이 “나는 좋은 시절과 나쁜 시기를 헤쳐나가는 동안 내 신앙에 의지한다”라고 말한 것을 인용했다.
그는 “엘리자베스 2세는 단지 21세기의 상징, 영국의 여왕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또 다른 왕의 자녀이자, 왕 가운데 왕, 군주 중에 군주였다”면서 “집으로 가신 것을 환영한다. 당신은 우리 모두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셨다”라고 추모의 글을 남겼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위원을 두 차례 역임한 조니 무어 목사도 여왕의 서거를 애도했다.
무어 목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슬픔이 깊은 만큼, 고(故) 폐하께서 영국과 잉글랜드 왕국, 영연방을 위해 특별히 헌신해 주신 데 대한 감사는 더욱 깊다”라고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