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항소법원은 1일 온라인에서 유행 중인 '질식 챌린지'에 참여했다가 혼수 상태에 빠진 소년에 대한 생명유지장치 운영을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12세인 아치 배터스비는 지난 4월 SNS에서 논란이 된 '온라인 질식 챌린지'에 참여했다가 스스로 목을 매,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상태로 어머니에게 발견됐다.
'블랙아웃 챌린지' 등으로도 불리는 이 챌린지는 뇌로 가는 산소를 차단해 환각과 유사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발작, 뇌 손상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소년도 챌린지에 참여했다가 의식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다.
영국 의료진들은 소년의 뇌간이 사망했다고 판단하고, 생명유지장치 운영을 중단하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치 배터스비의 부모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벌였고, 법원에서 패소하자 최후의 수단으로 유엔과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에 진정을 넣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 항소법원 역시 소년의 뇌간이 사망했기 때문에 생명유지장치 운영 중단이 최선의 이익이라는 의료진 측의 손을 들어 줬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항소법원 앤드류 맥팔레인 경은 "유엔의 장애인권리위원회 협약은 비통합된 국제 조약"이라며 "이 법원이 이를 의사 결정 과정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일 오후 12시까지는 생명유지장치의 운영을 연장하고, 대법원에 항소할 수 있도록 했다.
아치의 어머니 홀리스 댄스는 "부모로서의 우리의 바람은 계속 짓밟히고 무시되고 있다. 우리는 생명 유지를 끝내기 위해 이 같이 급박히 서두르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병원 측은 우리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일 시간을 주지 않았다. 이는 너그러운 사회가 우리 같은 상황에 놓인 가족들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우리는 아치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아치의 가족을 지원하고 있는 기독교법률센터(Christian Legal Centre)의 안드레아 윌리엄스 대표는 "아치의 사례가 보여준 것은 임종 문제에서 취약한 가족과 그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체계적인 개혁이 필요하며, 관련 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아치 사건의 경우, 그 틈새에 놓여 있다. 그의 판례는 시스템이 오류를 수정하는데 굉장히 긴 과정을 갈 수 있다. 그의 가족들이 대법원에 상고할 때에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