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낙태옹호론자인 한 남성이 브렛 캐버노 대법관의 집 근처에서 그가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의 번복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위협을 가한 후 체포됐다 .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20대 남성은 "캐버노를 죽이고 싶다"고 말한 뒤 경찰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8일 (현지시각) 새벽 1시 50분경 메릴랜드주 쉐비 체이스에 있는 캐버노 대법관의 집 근처에서 흉기와 무기를 소지한 채 발견된 뒤 체포됐다.

메릴랜드 래리 호건 주지사(공화당)는 성명을 통해 "워싱턴 양당 지도자들이 이 같은 행동을 무조건 강력하게 규탄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대법관이 자신과 가족에 대한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헌법 체계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친생명단체인 '크리에이티드 이퀄'(Created Equal)은 지지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저명한 민주당원들이 낙태 권리 극단주의자들이 가하는 이 위협을 비롯한 많은 위협들을 규탄해 달라"고 했다.

이어 "오늘 낙태옹호자는 '브렛 캐버노 판사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척 슈머 상원의원의 선동적인 말에 따라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슈머 의원은 당시 "캐버노 대법관과 고서치 대법관이 회오리 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이 끔찍한 결정을 계속하면 무엇이 당신을 때리는지 알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친생명단체는 "좌파의 선동적인 수사학이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하며, 바이든 행정부에 "낙태옹호자들에게 온도를 낮추도록 공개적으로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폴리티코는 '돕스 대 잭슨여성건강' 사건에 관해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이 작성한 의견 초안을 발표했다 .

이 사건은 미시시피주가 임신 15주 이후 대부분의 낙태를 금지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는 주에서 태아가 태어나기 전 낙태를 금지하지 못하도록 한 '로 대 웨이드' 판례와 모순된다.

폴리티코는 "과반수 의견 초안은 2월에 나온 것으로,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했지만, 이 보도로 여러 시위대가 교회를 비롯해 반낙태 활동 단체의 건물들을 상대로 수많은 기물 파손 및 방화 행위를 벌였다. 

5월 시위는 미시시피주 법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법원 판사들의 집 밖에서 열렸으며, 대법과나들은 보안을 강화했다.

또 지난달 워싱턴 D.C.의 대법원 건물 주변에 보안 울타리가 설치돼,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뒤집기로 결정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폭력에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