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트리빈, 이성적·의학적 설명할 수 없는 큰 고통
철사 줄과 뜨개질 바늘 피부 뚫고 들어갔다 나와
축귀, 부활하신 예수 직접 행하시는 투쟁에 동참

 

예수는 승리자시다
예수는 승리자시다 요한 크리스토프 블룸하르트 | 신준호 역 | 선한청지기

<예수는 승리자시다!(Jesus ist Sieger)>는 선한청지기 출판사에서 기독교 고전을 연속 출간하는 '기독교 명작 베스트' 시리즈 다섯 번째 책이다.

 

'기독교 고전'으로는 생소한 이 책은 19세기 독일 뫼틀링엔이라는 지역에서 한 독실한 여성에게 '빙의'된 수많은 귀신들을 2년에 걸쳐(1836-1838) 쫓아낸 내용을 기록한 일종의 '축귀(逐鬼) 보고서'이다. 그래서 원제도 '고트리빈 디투스의 병력(Die Krankheitsgeschichte der Gottliebin Dittus)'이다.

성령강림절(오순절)을 맞아 펼친 이 책은 최전성기였던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자유주의 신학이 독일에서 유행하던 시절,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가 실재함을 하나의 사건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이러한 축귀와 신유(神癒) 사역에 대해 언급하면 신비주의나 이단사이비라는 비난을 듣기 십상이지만, 영화 <검은 사제들>, <곡성>, <랑종> 등에서 보듯 오히려 대중문화계에서는 '영적인 세계'에 주목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당사자인 고트리빈 디투스와 그녀의 형제자매들은 피투성이가 되고 몸이 갈라지는 등 이성적·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큰 고통을 겪었다. 마법으로 철사 줄과 뜨개질 바늘 등이 고트리빈의 몸 속에 들어가 고통을 주고, 그것들이 스스로 움직여 피부를 뚫고 나오는 초현실적 사건들을 블룸하르트 목사는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이에 블룸하르트 목사는 그를 위해 기도하면서 다방면으로 노력했고, 최종적으로 "예수는 승리자시다!"는 절망적 부르짖음과 함께 악령은 그 집에서 떠나갔다. 악령은 성령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귀신들림' 현상은 1세기 후 칼 바르트도 그의 명저 <교회교의학>에서 언급한 바 있다. 바르트에 따르면 고트리빈의 이 고통스러운 사건은 의심할 바 없이 신약성경에서 흔히 언급하는 마귀의 강제적 점령(빙의)이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블룸하르트 목사의 목회적 개입은 그 자신의 행위라기보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직접 행하시는 투쟁에 동참한 것"이라며 "마지막 승리의 순간 일어난 완전한 치유 사건 또한 부활하셔서 지금 살아 계신 예수께서 인간을 유혹하고 지배하고 괴롭히는 악마적인 힘과 정면충돌해 승리하신 사건"으로 결론내린다.

손 the Guest
▲축귀, 구마 의식을 다룬 영화 <검은 사제들> 주인공 신부로 등장하는 강동원, 김윤석. 


역자이자 신학자인 칼 바르트 전문가 신준호 박사는 해제에서 "부활 사건은 일반 세계사 속에서 매우 작은 사건처럼 보였지만, 이 세대의 인간 세상은 물론 '하늘'까지 포함한 창조 세계 전체의 변혁을 이끌고 종말을 앞당기는 사건이었다"며 "현대 물질주의 세계관과 달리, 실제 창조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성령의 사건들에서 부분과 전체는 분리되어 있지 않고 각 부분 안에 전체가 함축돼 서로 연관이 있다. 블룸하르트 목사가 겪은 영적 사건을 '작은 일'로 여겨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저자이자 사건을 직접 목격한 경건주의자 요한 크리스토프 블룸하르트(Johann Christoph Friedrich Blumhardt, 1842-1919) 목사는 이후 신유 사역자가 됐고, 이는 뷔르템베르크 종교국과 갈등으로 발전한다. 몰려드는 환자를 외면할 수 없어, 결국 뫼틀링엔 교회 목사직을 포기하고 요양소를 구입해 치유 사역에 전념했다.

그의 아들 크리스토프 프리드리히 블룸하르트 목사도 후계자로서 신유 사역에 헌신했다. <지금이 영원입니다>, <예수처럼 아이처럼>, <행동하며 기다리는 하나님 나라>, <저녁 기도>, <숨어 있는 예수> 등 부자(父子)의 여러 저서들은 국내에도 소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