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가톨릭 성경의 새로운 스페인어 버전에서 '사람'을 의미하는 단어 'man'이 'person'으로 변경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출판사 데슬레데브루어(Desclée de Brouwer)에서 나온 예루살렘성경은 최신 스페인어판에서 'man'(hombre)에 사용된 단어를 'person'(persona)으로 업데이트했다.
또 마태복음 4장 19절에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는, 제자들에 대한 예수님의 상징적인 부르심도 "fishers of men"에서 보다 성중립적인 "fishers of persons"로 변경했다.
이에 따르면, 그리스어로 'man'에 해당하는 단어는 'anthropos'이며, 예수께서 자신을 '인자'(Son of Man)라고 하신 여러 예시를 포함해 신약성경에서 500번 이상 사용됐다.
1966년에 출판된 예루살렘성경은 가톨릭 성경을 영어로 번역한 것으로, 개신교 성경 66권 외에도 외경으로 간주되는 7권이 추가로 포함돼 있다.
예루살렘성경은 라틴벌게이트성경와 달리, 1956년 프랑스어로 초판이 출간됐을 당시 히브리어와 헬라어 원문을 기반으로 했으며, 지금까지 그렇게 하고 있다.
데슬레데브루어 출판사 관계자는 가톨릭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변화는 사회적 압력이나 경향이 아닌, 원문에 대한 충실도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이 같은 결정은 발행인이 아닌 예루살렘성서고고학학교에서 나온 것으로, 학교는 가톨릭교회의 교단인 도미니카회와 연결돼 있다.
그는 "만약 내가 '남자'(man)라고 한다면, 헬라어 단어에서는 남자도 여자도 아니기 때문에, 원문에 대한 충실도가 부족할 것"이라며 "번역에 '포괄적' 언어를 귀속시켜 '논쟁'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현실과 동떨어진 것은 없다. 그 이유는 원문에 충실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그리스어 텍스트 'anthropos'에 젠더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번역도 젠더가 없는 단어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사제 작가이며 교부 신학을 졸업한 스페인의 예수스 실바 신부는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것은 인간, 천사, 신 중 어떤 것인가? person으로 번역된 본문에서는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르셔서 천사나 하나님 스스로를 전도하라고 하신 것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human persons)이 상대적으로 모호한 용어이기 때문에 '사람' '인간' 또는 '지구인'과 같은 단어에서 발생하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언어의 경제 원리를 채택해 'anthropos'라는 단어를 'man'으로 번역할 수 있다"고 했다.
쿠엥카교구의 안토니오 마리아 도메네크 굴렌(Antonio María Domenech Guillén) 신부도 이러한 견해에 동의했다. 그는 "내 생각에는 맞지 않은 것 같으나,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매일 성경을 읽었다면 예루살렘성경 번역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오래 전에 깨달았을 것"이라고 했다.
1985년 영어 번역이 완전히 업데이트된 후, 현재 새예루살렘성경으로 알려진 예루살렘성경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로마가톨릭 성경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