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나이지리아 카두나 주에서 발생한 교회 예배 습격 사건 당시 납치된 교인 60여 명 중 2명이 살해당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협회(Christian Association of Nigeria, CAN) 카두나 지부 회장인 조셉 하야브 목사는 성명에서 “무장강도들은 5명의 희생자에게 총격을 가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어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도어즈’에 따르면, 풀라니 무장 세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카두나주 카카우 다지에 위치한 임마뉴엘 침례교회를 습격하여 교인 60명 이상을 납치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지방 정부는 지역 내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 통신망을 차단했고, 이로 인해 교회는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으며, 무장 세력이 더 높은 몸값을 요구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협상 상황이나 피랍된 나머지 교인들의 건강 상태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협회는 “납치된 교인들의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으며, 정부와 보안 기관의 긴급한 개입이 필요하다”면서 “선의를 가진 개인, 단체 및 당국, 특히 연방 정부와 국제사회가 우리를 구해달라”라고 호소했다.
협회는 “우리가 겪고 있는 악은 카두나와 나이지리아의 평범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라며 “모든 기독교인들과 우리 주의 시민들이 이 악과 싸우고 경계하는 데 단결할 것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카두나 주를 비롯해 농장이 풍부한 미들 벨트(Middle Belt) 지역은 2015년 이후부터 기독교 농촌 공동체에 대한 공격이 급증하여, 현재까지 수천 명의 기독교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토지와 농작권을 두고 농민인 ‘베롬족’과 유목민인 ‘풀라니족’ 간의 충돌이라 주장했지만, 국내외 인권 단체들은 정부가 이슬람 급진주의의 종교적 폭력이라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미국 ‘에포크 타임스’ 아프리카 지부 편집장인 더그 버튼은 CP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진단이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왜곡된 표현”이라며 “폭력 사태에는 농민 대 목동이라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공격이 본질적으로 종파적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미들 벨트 지역에서 자행되는 기독교인 핍박에 대한 대응 없이는 심각한 ‘대학살(genocide)’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2020년 6월 기독교 옹호단체인 ‘인 디펜스 오브 크리스천(In Defense of Christian)’이 주최한 화상 회의에서 프랭크 울프 전 미국 하원 의원은 나이지리아가 각각 80만 명, 30만 명이 사망한 르완다, 수단 다르푸르에 이어, 또 다른 대학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랭크 의원은 “전 세계와 미국이 르완다에서의 대량학살을 무시했을 때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이런 역사는 또 반복될 것”이라며, 특히 나이지리아의 체제 붕괴는 주변국을 불안정하게 하고 수백만 명을 난민으로 만들어 유럽 등지로 내몰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이지리아는 기독교 박해 지수 상위 50개국이 포함된 ‘월드워치 리스트’에서 올해 9위에 올랐다. 또한 미국 국무부가 지정한 ‘종교 자유 특별 우려국’에 지정된 10개국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