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분야 관련 책 써서 복음 전파해야
책 쓰기 특정인 전유물 아냐... 삶의 일부
하나님께서 책으로 말씀하셨듯... 우리도
재정·금융에 관한 성경적 세계관 책 필요
책쓰기! 나도 할 수 있다
김도인 | 글과길 | 260쪽
설교 글쓰기와 인문학 독서를 지도하는 아트설교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김도인 목사는 최근 <책쓰기! 나도 할 수 있다(글과길)>를 펴냈다.
책에서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은 책을 써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상에 전파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책 쓰기를 하나님의 지상명령처럼 여겨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책 쓰기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코로나19 이후 교회 신뢰도가 급추락한 상황에서, 세상이 교회를 불편하게 여기지 않고 반기도록, 교회가 세상에 꼭 필요한 소금과 빛 같은 존재임을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책'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은 저자의 구체적인 이야기.
-책 쓰기 하면 보통 자기계발 등 자기 자신을 위한 일로 들리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책 쓰기가 작가나 교수 언론인 등 특정인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방송이든 유튜브든 언론이든, 모든 것이 오픈된 사회가 됐습니다.
넓어진 세계 속에서 책 쓰기는 기독교인들이 해야 할 삶의 일부분이자 신앙의 일부분이 됐다고 봅니다. 과거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그랬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므로, 책은 당연히 써야 합니다.
둘째로 복음이 말로 먹히지 않는 시대가 됐기 때문입니다. 말이 안 되면 무엇으로 해야 할까요? 영상입니다. 그러나 영상은 생각만큼 제작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은 접근성이 나쁘지 않습니다.
마지막 셋째가 미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책으로(성경) 당신을 알리고 말씀을 전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우리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말로 쉽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말이 아니라 삶으로, 글로, 책으로 해야 합니다. 책을 통해, 복음전도의 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책으로 어떻게 전도를 할 수 있을까요.
"새신자가 오면, 교회에서 선물을 주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그릇이나 냄비, 시계 같은 선물을 주면 좋아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뭘 드려도 가치 있는 걸 드려야 합니다.
무엇을 줄 수 있을까요? 교회가 자랑할 수 있는 것, 담임목사만의 수고와 노력, 흔적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그런 흔적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 바로 책입니다.
대부분 목회자들이 설교로 책을 만들어 내지만, 반응이 썩 좋진 않습니다. 이왕 낼 거라면, '팔리는 책'을 내야 합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작가들을 알게 된 것도, 유명 설교자를 알게 된 것도 모두 책을 통해서, 글을 통해서 아닙니까? 글의 효과가 이렇게 큽니다.
어떤 분은 10년간 목회한 것보다 책 한 권 낸 것이 더 많은 역할을 하더라고 말씀하십니다. 설득력 있는 주장들을 집약해서 펴냈기 때문입니다. 담임목사 책이 잘 만들어져 있다면, 대부분 잘 받습니다.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마다할 이유가 없고, 책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냥 주니까 일단 받습니다. 물론 다른 선물도 줄 수 있고, 밥 한 끼 함께하는 것도 좋지만, 그 이상의 가치가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자들은 설교문 외에 무슨 책을 펴낼 수 있을까요.
"저를 봐도 그렇지만, 목회자들마다 삶의 궤적이 다릅니다. 흔적과 배경부터 환경, 어린 시절, 학교 생활 등 자신만의 책을 몇 권 쓸 요소들이 다 있습니다.
더구나 목회자들은 목회 경험이 많지 않습니까? 전도와 목양 등 자신만의 강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책으로 펴내면 내용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는 이렇듯 모두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내가 책을 어떻게 쓸 수 있을까?'가 아니라, '쓸 수 있다'는 충분한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설교집을 내고 싶은 목회자들이 가장 많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설교집을 낼 수 있을까요.
"설교집은 가장 안 팔리는 책이라고들 합니다. 책 쓰기란 결국 퇴고에서 결정됩니다. 몇 번을 퇴고하느냐에 따라 질이 달라질 것입니다. 저도 책을 여러 권 썼지만, 퇴고를 많이 한 작품일수록 더 애착이 갑니다.
퇴고를 하다 보면, 반응이 있을 만한 글이 나오게 됩니다. 퇴고란 오랜 시간이 걸리고, 하다 보면 생각이 많이 담기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성을 들이고 시간 투자를 많이 할수록, 좋은 설교집이 나옵니다.
목회자들마다 주제 설교를 좋아하는 분도 있고 강해 설교를 좋아하는 분도 있습니다. 신약성경을 좋아하는 분은 강해 설교를, 인문학을 좋아하는 분은 주제 설교를 선호하십니다. 관심 있는 분야를 잘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관심에 맞게 본문을 정해서 쓰면 됩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얼만큼 쓰기 위해 준비를 해 왔고 하고 있느냐입니다. 준비가 안 돼 있다면, 허접한 책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누구도 읽지 않을 것입니다. 저도 설교집을 많이 읽었지만, 어떤 책들은 좀 더 시간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첫 책을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목회자들이 좀 더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력을 쌓기보다, 대외활동에 집중합니다. 내적 체험이 없고 역량이 부족한데 책을 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책을 쓰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항상 말씀드리는데, 자신이 잘 쓸 수 있는 콘셉트를 잡아야 합니다. 성경 연구에 해박한 분들이 있습니다. 30년간 성경만 읽어왔다는데, 그러면 자신만의 성경 보는 눈이 있기에 어필할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전도, 리더십 등의 분야도 있습니다.
설교집도 필요하겠지만, 사람들의 다소 관심에서 밀려나 있지만 실력을 키우고 하나님께 쓰임받을 기회를 갖기 위해 주제를 하나 정해서 쓰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글쓰기에 대한 책을 몇 권 냈습니다. 제가 글쓰기라는 콘셉트를 잡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만의 콘셉트가 있어야 합니다. 설교집만 낸다면, 분야가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만의 분야를 개척해야 합니다. 목회자들이 시간을 죽이지 말고 잘 활용한다면, 기회는 넘치게 잡을 수 있습니다."
-설교집 말고 어떤 분야가 있을까요.
"목회자라면 글쓰기, 공감 등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 화두가 재정 문제입니다. 성도이든 아니든, 돈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대부분이 돈에 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가 이 부분에 다소 취약합니다. 재정에 관한 기독교적 시각, 성경적 세계관 등이 있을텐데, 이런 부분의 책이 많지 않습니다. 기독교적 안목의 금융과 재정 관련 도서들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요즘 세상에서는 부동산과 주식, 비트코인 등에 관심이 많은데, 기독교인들도 똑같이 해야 하는가 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관련 서적이 몇 권 있지만, 단선적이고 추상적입니다. 좀 더 실제적인 관점이 담긴 책이면 좋겠습니다. 저도 한 번 써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평 분야도 있습니다. 일반 서평은 많지만, 기독교인과 목사들이 쓰는 서평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독서모임도 활성화되고 있지만, 관련 도서는 많지 않습니다. 독서 붐이나 독서 인도법에 대한 책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신학적으로 편중된 독서가 아니라, 넓은 시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양 고전, 중국 고전 중에도 좋은 도서들이 많습니다. 서양 고전은 문학이든 철학이든 다 좋습니다.
기독교인들은 기독교라는 한 분야에 갇혀 있기 쉽습니다. 우리끼리는 좋지만, 나라와 문화가 발전되면 우리끼리만으로는 안 됩니다. 세상을 이해해서 접촉점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고전이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소설 <주홍글씨>를 보십시오. 배경만 다를 뿐, 지금과 별다를 게 없는 내용입니다.
요즘 시대에 필요한 중국 고전이라면, 장자와 노자의 책이 있습니다. 공자는 다소 지나간 것 같지만, 영향력은 큽니다. 조선 시대 율곡 이이, 퇴계 이황, 다산 정약용 등의 책도 필요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도 성경을 고전으로 읽지 않습니까. 성경도 그런 효과가 있듯, 고전을 볼 때는 자세가 달라집니다. 고전이 주는 메시지가 마음을 찌르고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물론 성경보다는 약하지만, 다가오는 게 있습니다.
목회자들은 최고의 지성인이어야 합니다. 과거에 어떤 공부를 했든, 목회자가 됐다면 최고의 지성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목회자는 리더이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합니다. 담아내고 품어낼 수 있는 그릇을 키우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합니다.
저는 요즘 한국 여러 고전을 성경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이의 <격몽요결> 같은 책을 나름대로 공부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융합과 통섭을 해야 합니다.
인문학을 접하면 신앙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염려하십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바른 사고로 보이지 않습니다. 학교 시절 인문학 공부 안 한 사람 있나요? 다 삶의 양식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에 대한 시각에 대해서는 다를 것이고, 이를 비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이 펴낸 책들. 가운데 김도인 목사의 책 <설교는 글쓰기다>는 3쇄를 맞아 개정증보판으로 발간됐다. ⓒ이대웅 기자 |
-뻔한 책을 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평신도들도 기독교 관련 책을 쓸 수 있나요.
"두 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첫째, 다양한 분야로 독서를 많이 해야 합니다. 둘째, 고정되고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글을 쓰다 보니, 여행을 자주 가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나만의 고정된 틀을 계속 깨야, 좋은 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접하면서, 나만의 사고의 틀을 깨 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평신도들도 자기 분야에 관련된 책뿐 아니라, 신앙에 관련된 책을 낼 수 있습니다. 평신도들의 경우, '저 분이 기독교인이었어?' 하고 더 애정이 갈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이라 해서, 신앙에 대한 책만 쓰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쓰다 보면, 자기 신앙의 색깔이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신앙과 관련된 책뿐 아니라, 자기 분야에 대한 책을 쓰면서도 신앙적 색깔을 담을 수 있습니다."
-책 쓰기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습관이 있다면.
"제가 주로 쓰는 방식인데,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입니다. 집에서든 밖에서든 화장실에서든 일단 놔둬야 합니다. 안 읽더라도, 들고 있다 보면 우연히 하나씩 보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책 읽는 습관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모든 곳에 책을 뒀습니다. 습관이 안 돼서 바로 펼치진 못했지만, 조금씩 보게 됐습니다.
도서관이든 서점이든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서점을 추천합니다. 서점에서 책을 읽으면 서점 직원들은 다소 좋아하지 않습니다(웃음). 하지만 직원들이 굳이 그럴 필요 있을까요. 읽다 보면, 결국 사게 되기 때문입니다. 책 내용을 조금씩 써서 오더라도, 결국은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최근에 책 3권을 사 왔는데, 서점에서 조금 읽다 보니 거기서만 읽기 아까워져서 샀습니다. 책이 가장 많은 곳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도서관도 좋지만, 서점을 추천합니다. 가면 모든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고르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책에 눈길이 가게 됩니다."
-책 쓰기를 위한 좋은 습관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저는 3가지 방식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베껴쓰기, 날마다 묵상하기, 성경을 묵상하면서 내 생각을 쓰기 등입니다.
저는 날마다 하나의 주제를 갖고 글을 썼습니다. 문제는 매일 쓰기 힘들다는 것입니다(웃음). 저도 처음에는 잘 안 돼서 3-5일에 한 번씩 썼습니다. 그러다 매일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하루 중 책 읽는 시간보다, 글 쓰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오늘도 책을 쓰다가 왔습니다. 매일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루에 A4 한 장씩은 쓰면 좋겠습니다.
물론 일기가 가장 좋습니다. 결국 일기가 책으로 나옵니다. 일본만큼 유행하진 않지만, 우리나라도 요즘 독특한 일기가 책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일기도 그냥 '뭐뭐를 했다'가 아니라, 일상 속 주제가 하나 있으면 좋습니다. 지금은 SNS 시대라, 남의 사생활 엿보기를 좋아합니다. 한국도 일본처럼 그런 때가 오리라 봅니다."
-책 쓰기 여행도 다녀오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몇 번 책을 쓰러 혼자 여행을 다녀왔더니, 같이 가자는 분들이 생겼습니다. 4-5일씩 살던 곳을 벗어나 여행을 가서, 글을 씁니다. 글은 주로 카페에서 씁니다. 한 가지 쓸 주제를 가지고 갑니다. 2주 다녀오면, 한 권을 쓸 수 있습니다.
벌써 4번째 여행입니다. 제주도로 다녀왔습니다. 그런 한 번의 여행이 책을 쓸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합니다. 같이 갔던 분들의 책이 거의 다 나오고 있습니다. 책을 쓰고자 하는 동기가 유발되고, 함께 으쌰으쌰 하면서 스스로 쓸 이유를 발견해서 쓰게 됩니다.
나름 신박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글쓰기나 책 쓰기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감사인생>이라는 책도 여행을 통해 나온 책입니다. 책을 쓰고 싶지만 방법과 방향을 모를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