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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공부

김종원 | 알에이치코리아 | 288쪽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의 특징은 다른 것을 보는 눈에 있다.

영화 <기생충>은 비영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고, 영화 역사상 3번째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 수상했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에서 두 가족의 만남을 통해 상류층과 하류층의 격차를 날카롭고 비판적으로 보여준다. 빈부 격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에서 계단이 등장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르내리는 계단이 빈부 격차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같은 계단이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로 시작하는 안도현의 시는 깊은 울림을 준다. 연탄이라는 평범한 물건을 통해, 깊은 울림을 준다. 같은 것을 다르게 보는 사람이 있다.

시대를 앞서가기 위해서는 다르게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샌드위치 전문점 '재플슈츠'는 창업 자금이 부족해 건물 1층에 매장을 열 수 없었다. 어렵게 마련한 매장의 위치는 건물 7층이었다.

누가 7층까지 샌드위치를 먹으러 올까? 다르게 보자 새로운 길이 열렸다. '재플슈츠'는 7층에서 샌드위치를 낙하산에 매달아 고객에게 전달했다. 다르게 보자, 단점이 장점이 되었다.

다르게 보는 눈은 어떻게 훈련할 수 있을까? <문해력 공부>의 저자 김종원은 그 답이 문해력에 있다고 말한다. 문해력은 문장을 해석하는 능력을 넘어 세상을 보는 눈을 제공한다.

"문해력은 단순하게 글을 읽는 안목을 말하는 게 아니다. 수학과 예술, 건축, 심지어는 의술까지 전혀 배운 적이 없어도 무언가를 볼 때 시각적 문해력이 있으면 전문 지식조차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다."

저자는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줄 문장 속은 모른다고 말한다. 겉보기에는 같은 의미이지만, 겉과 속이 다른 문장이 셀 수 없이 많다. 같은 문장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어떤 해석을 하느냐는 결국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살 좀 빠진 것 같네"라고 말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칭찬 같기도 하고 놀리는 것 같기도 하다. 상대방의 말을 바르게 해석하는 능력도 문해력과 관련이 있다.

렌즈 카메라 초점 조리개 사진사 목표 시선 방향 관점 바라봄 눈 관찰 순종 유혹
▲ⓒ픽사베이

문해력을 기르는 데 필요한 자질은 자신을 아는 것이다. 100개를 배워도 하나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하나를 배웠지만 100가지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두 사람의 결정적인 차이는 자신을 제대로 아는 힘에 있다.

그리스 철학자들의 우화가 있다. 첫 구절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남에게 충고하는 일이고,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다."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장 가르치기 힘든 사람은, "나는 그것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새로운 것을 잘 배우는 게 아니라, "나는 잘 모른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무언가를 제대로 배울 가능성이 높다. 문해력의 성장은 "나는 모른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문해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일부분 소개한다.

첫째, 자신의 눈으로 읽는 것이다.

세상이 정한 의미를 버리자. 그건 당신의 것이 아니다. 세상이 정한 의미에 가까워질수록, 우리의 내면 읽기는 실망에 가까워진다. 당신의 모든 행동과 마음을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보라. 전에 만나지 못한 다른 세상이 보일 것이다.

둘째, 믿을 수 없는 글을 믿어 보라.

최고의 믿음은 믿을 수 없는 것을 믿는 것이다. 현재의 자신에게 과분하거나 너무 높은 곳에 있는 글이라 생각하고 스치지 말고, 그것을 꽉 붙잡아 보자. 곧 그 문장의 주인이 될 날이 올 것이다.

셋째, 눈이 빛나게 읽어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글은 그 안에 빛을 지니고 있다. 중요한 건 그걸 바라보는 우리의 눈빛이다. 불굴의 의지로 글을 읽으면 삶에 빛이 나게 된다.

넷째, 비난을 위한 읽기를 멈추라.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해 입맛에 맞는 내용만 골라 읽는 것, 이미 정한 결론에 맞게 내용을 변형해서 지식을 악용하는 독서는 오히려 자신을 망치는 행동이다. 잘 되고 싶다면 싸우고 비난하려고 읽지 말고, 나의 성장을 위해 읽자.

다섯째, 절실하게 믿는 문장을 가지라.

다 버려도 이것 하나만 버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문장 하나를 가슴에 품고 살자. 그 문장은 앞으로 당신이 모든 사물을 바라보며 느끼는 기준이 될 것이며, 살아갈 날의 힘이 될 것이다.

여섯째, 인생이 꼬였다면, 읽기로 풀어라.

잘 되는 사람은 꼬인 인생을 읽기로 푼다. 인생이 꼬일 때마다 글을 읽으며 이런 질문을 통해 조금씩 인생을 풀어나간다. "어떤 감정이 느껴지는가?" "어떤 상황이 그려지는가?" "나의 경험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나?" "나는 무엇이 알고 싶나?" "어떤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하면 꼬인 인생을 풀 수 있을까?"

다르게 보기 시작할 때, 인생도 다르게 변한다. 믿음의 시작도 같다. 자신의 삶을 다르게 보기 시작할 때 믿음도 시작된다.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 믿음의 시작이다.

믿음은 환경도 다르게 보게 만든다. 모두가 힘들다고 말하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보는 것, 좌절하고 포기하는 상황 속에서 인내의 열매를 보는 것이 믿음이다.

문해력 공부를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믿음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다르게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김현수 목사
행복한나무교회 담임, 저서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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