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의 ‘평등에 관한 법률(이하 평등법)’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 법안을 반대하는 국회 국민청원이 이틀 만에 8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러한 가운데 21일 오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된 ‘건강한 가정을 지키기 위한 공개 세미나’에서는 영국에서 17년 거주한 전용호 목사(브리스톨트리니티신학교 구약학)와 미국에서 22년 목회한 강송중 목사(서울남교회)가 각각 영국과 미국의 현 세태를 지적했다.
英, 기독교 관용정신 악용해 동성애 두둔
무너진 가정, 상처 입은 청소년 모습 많아
영국 옥스퍼드한인교회에서 목회한 전 목사는 “기독교의 영향이 깊이 배어 있는 영국에서 무엇보다 친절성이나 공손함, 또 따뜻한 배려가 문화 속에 있음이 인상적이었다”며 “그러나 기독교적인 관용정신을 악용한 PC(Political Correctness)주의가 만연해 동성애에 대한 지나친 두둔으로 인하여 전통적이고 건전한 문화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사회뿐 아니라 교계에서도 PC주의의 영향이 지나쳐서, 영국국교회인 성공회의 입장은 매우 애매모호한 가운데 현실적으로는 동성애자를 목회자로 받아들이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동성애를 성경적인 기준으로 죄라고 생각하는 대상들을 향해서는 ‘동성애는 회개해야 한다’는 말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결혼은 이성 간의 결합일 필요가 없고, 두 사람의 상호헌신이 본질’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동성애에 이 정도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니, 다른 성윤리에 대한 기준도 너무나 무너져 있다. 기독교적인 전통 윤리가 해체된 영국인들의 도덕의식은 극단적인 개인주의로 빠져서 너무나 많은 가정들이 무너져 있고, 해체된 가정들을 통해서 상처를 입은 많은 청소년들이 방황하는 모습들이 눈에 많이 띈다”고 했다.
학교 교육에서의 동성애 문제를 언급한 전 목사는 “우연한 기회에 영국 중·고등학교의 교과서들을 볼 수 있었는데, 성윤리 부분에서 동성애를 정당화해주는 내용들이 상당히 자세하게 나와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특히 전통적으로 동성애를 죄로 여기던 교회들도 이제는 동성애를 인정하고 있다는 식의 내용들을 접할 수 있었고, 심지어 신약성경의 헬라어 원문을 인용, 설명하는 정도로 상세한 논리를 만들어서 동성애를 지지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어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영국의 학부모들은 동성애에 대한 교육을 학교에서 시행하려고 할 때 반대했는데, 정부는 처음에 ‘다른 가치관을 가진 학부모들이 자기 자녀들을 동성애를 정당시하는 교육에서 제외될 수 있는 자유’를 허락함으로써 (동성애 관련 교육을) 시행하기 시작하였다”며 “그러나 영국을 떠나온 이후 최근 이 자유가 없어져서, 강제로 모두 친동성애 교육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종교의 자유에 있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영국은 하이든파크에 연설자들의 광장이 있을 정도로, 그리고 존 스튜어트 밀이 표현의 자유의 가치를 설파했던 고전 ‘자유론’을 낳았던 문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도자들 중에는 동성애를 회개하라는 내용을 거리에서 전파하다가 체포되는 사례가 생겼다. 바로 제가 살던 브리스톨의 거리에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세사에서 영국의 융성 배후에는 기독교적인 윤리와 가치로 재무장하였던 18세기 신앙 각성 운동이 있었는데, 그 때 거리와 야외에서 기독교적인 가치로 전파되던 하나님의 말씀이 이제는 혐오죄의 이름으로 범죄시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법을 통해서 이런 일들이 이루어졌는데, 한국에서도 동성혼 등의 이슈가 그 부작용을 생각하지 않고 인권 보호의 명분과 미명 하에 급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美, 오바마 재임 8년간 분위기 급속도로 변화
‘결혼은 두 사람의 계약’ 교회가 먼저 문 열어
미국에서의 사례를 전한 강송중 목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할 2009년도부터 8년간을 지켜봤다. 정말 짧은 기간에 미국 사회가 급속도로 변했다”며 “제가 아이가 셋인데 이 짧은 기간에 학교 분위기도 달라졌다.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이후부터는 자기가 동성애 성향이 있다고 밝히는 것을 ‘쿨’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2015년 6월 26일 미 연방대법원에서 동성결혼 합헌 결정을 할 때 판결이 5대 4였다”며 “한 사람의 영향이 매우 크다. 대통령의 영향이 크고, 연방법원 판사 한 사람의 영향이 크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9년 전통적 결혼을 지키는 결혼보호법에 서명했지만, 2013년 그것이 잘못이었다고 신문에 기고할 정도로 미국사회는 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적 파수꾼인 교회의 책임이 컸다”며 “미국 교회의 헌법과 같은 ‘교단 규례서’에는 원래 결혼의 정의가 ‘한 남자와 여자의 계약’이라 했지만, 연방법원이 합헌 결정을 내리기 전 이를 ‘두 사람 사이의 고유한 계약’으로 바꾸었다. 교회가 먼저 문을 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교단의 한 총무 목사님이 저보고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것(동성애, 동성결혼 허용)이 세계적인 트렌드가 아니냐’고 했다”며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는 성경의 말씀이 생각났다. 이것이 세계적 추세일지 몰라도, 죽은 생선처럼 떠내려가는 교회가 되지 말자”고 전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외에도 조용식 목사(건강한가정만들기국민운동 사무총장), 길원평 교수(한동대 석좌교수, 진평연 집행위원장), 조배숙 변호사(복음법률가회 상임대표, 전 4선 국회의원), 조영길 변호사(전 판사, 차별금지법바로알기아카데미 운영위원)가 발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