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1989년 천안문 학살 32주년’을 기념해 미사를 집전하려던 홍콩 가톨릭교회 7곳의 건물 앞에 위협적인 내용의 포스터를 게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포스터에는 과거 민주화 운동을 지지했던 조셉 젠(Joseph Zen) 전 홍콩 주교의 사진과 함께, 천안문 대학살을 추모하는 공적 기능은 지난해 통과된 국가보안법에 위배된다는 경고 문구가 실려 있었다고 아시아뉴스는 보도했다.
아시아 뉴스는 또 위협의 배후에 홍콩 내 중국공산당 친위단체가 있다고 지목했다. 반면, 홍콩시 교구정의평화위원회는 추모 미사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4일 홍콩 당국은 1989년 천안문 사태에 희생된 수 천명의 중국인의 희생을 기념하는 촛불집회도 금지시켰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집회를 조직한 ‘중국 애국민주운동을 지원하는 홍콩동맹’의 차우항퉁 부회장과 20세 음식 배달원을 집회를 홍보한 혐의로 구속했다.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후 8시가 되자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는 수 천명의 사람들이 휴대전화의 손전등을 켜고 운집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도했다.
지난해 홍콩은 7월 1일부터 시행이 예정된 홍콩 국가보안법을 6월 30일 밤에 강행했다. 이 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지역 테러 활동, 외국 또는 외부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기독교 NGO단체 ‘차이나 에이드’는 “이 법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것으로 간주되는 사건에서 중국 정부를 홍콩 사법제도에 대한 감독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이 사건들의 판사가 중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홍콩 주민들은 이제 중국으로 끌려가 정부에 충성하는 법정에 서게 됐다”고 경고했다.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ICC)도 “중국의 악명 높은 법 체계와 투명성 부족은 누구든지 쉽게 불법화시켜 감옥에 가둘 수 있다”며 “왕이 목사, 친 더푸 장로, 존 카오 목사 등 중국 목회자와 기독교인 상당수가 ‘국가권력 전복, ‘불법 국경 횡단’, ‘불법 사업체 운영’ 등의 날조된 혐의로 현재 수감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홍콩보안법이 통과되자, 중국 관리들과 거래하는 은행들에 대한 제재를 승인하고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시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콩은 이제 본토 중국과 똑같은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며 “중국이 홍콩 주민들에게 저지른 억압적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