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 기도의 날'을 선포하면서 '하나님'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6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국가 기도의 날을 알리는 대통령 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의 자유와 복에 대해 신념과 양심에 따른 감사를 표하기 위해 국민들을 초대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회는 개정된 일반법 100-37에 따라 매년 5월 첫째 주 목요일을 '기도의 날'로 선포할 것을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다"며 "이 날에 우리는 목적과 결의를 갖고 연합하며, 초창기부터 우리 민족을 정의하고 인도하는 데 도움이 된 핵심 자유에 다시 헌신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인으로서 우리의 신앙이나 신념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소신을 발휘할 수 있는 놀라운 행운을 기념한다. 이것이 어떻게 전달된다 해도 역경과 우리의 차이를 극복하고 이 역사의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한 국가로 모이자는 결의를 우리의 기도에서 발견하자"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인종적 차별 금지, 아동 노동에 대한 필수적 권리, 장애를 가진 미국인의 권리 등을 포함한 도덕적 운동에 힘을 실어주는 기도를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세대에 걸친 종교적인 활력과 다양성이 현저한 국가'를 만든 것은 미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모든 미국인이 기도할 권리' 덕분"이라고 했다.
그런데 저명한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은 이날 발표된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에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나섰다.
앞서 '하나님'이라는 단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발표한 국가 기도의 날 선언문에는 11차례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6년 발표한 그것에는 2번 포함됐다.
크리스천 브로드캐스팅 네트워크(Christian Broadcasting Network) 데이비드 브로디 정치 특파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어떻게 기도에 관한 선언을 발표하면서 하나님에 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가? 물론 (바이든은) 기후 변화와 인종적 정의에 대해서는 언급한다. 정말 애처로운 일이다. 그러나 놀라운 일도 아니"라고 했다.
'갓 레스 아메리카'(God Less America)의 저자인 보수파 라디오 진행자 토드 스타니스 역시 "바이든의 경건한 국가 기도의 날 선언에 관해: 민주당의 문제는 우리가 창조주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특정한 권리를 부여받았다고 믿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정부로부터 이 권리를 부여받았다고 믿는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의 이번 선언문에는 성경구절도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선언문에서 요한일서 5장 14절 "그를 향하여 우리가 가진 바 담대함이 이것이니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를 인용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성경구절 대신 흑인 민권운동가인 故 존 루이스가 "인간은 이 행성에서 하나님과 가장 역동적인 연결고리"라고 언급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국가 기도의 날은 1952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에 의해 처음 제정됐으며, 이후 모든 대통령은 국가 기도의 날 선언문을 발표했다.
1988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5월 첫째 주 목요일을 국가 기도의 날로 제정하는 개정안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