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제사 제도와 법규로 가득 찬 구약 레위기.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이 성경을 평신도들도 유익하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레위기가 손에서 멀어진 분위기 근저에는 "근본적으로 구약 율법이 쓸모 있는 것인지에 대한 회의와 불신"이 있다고 꼬집는다. 오늘날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는 고백만 너무 강조하다보니 "레위기 같은 구약 율법의 내용은 그리 필요하지 않는" 듯 여겨지게 되었고, '율법이 폐지되었다'는 근거가 불확실한 신학의 난무는 이런 상황을 더욱 부추겼다고.
그러나 '예수가 주시라'는 고백은 구약성경에 대한 이해 위에서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이 고백 속에는 "구약성경이 한결같이 증언하는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과 그분의 다스리심, 주께서 부르신 백성과 부르심에 합당한 삶"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수께서 율법을 완전하게 하셨다는 마태복음 5장 17절의 선언은, 구약 율법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요한다.
특히 레위기는, "이집트에서 종 되었던 이들을 하나님이 일방적 은혜로 건져내신 이후, 그렇게 건짐 받은 백성을 향해 선포된 율법"이라는 점에서 "건짐 받은 백성이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태워서 드리는 제사인 '번제'에 대해, "번제는 예배자의 헌신을 상징하며 그렇게 드려진 삶이야말로 신약의 그리스도인들이 걸어갈 삶"이라며 "예수께서는 이렇게 번제의 대속물로 드려지는 삶의 본을 보여주셨다"고 한다.
'화목제'는 그리스도의 몸과 관련된다. 그리스도의 몸은 "주를 믿고 섬기는 이들이 서로 나누며 기뻐하도록 주신 화목제물의 성격"을 지니며, "성만찬의 화목제를 통해 그 몸에 참여할 때마다 내 곁에 함께 있는 형제자매를 돌아보고 함께 즐거워하도록 하셨기" 때문이다.
속죄예식을 올렸던 속죄일의 본질은 "하나님의 은혜가 그 백성을 늘 새롭게 하심"이다. 그러므로 "'구약의 불완전한 제사가 신약에서 완전해졌다'는 말은 정확하지 못하고, 그 대신 '구약의 제사 제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전면적으로 또렷하게 드러났다'고 표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한다.
1부 개관에 이어, 2부에서는 레위기 속 각종 제사를 종류별로 탐구하고, 3부에서는 규례들의 의미를 살피면서 신앙인들의 일상이 거룩해야 함을 말한다. 4부 결론에서는 구약의 법과 현대 신앙인들의 삶의 관계를 논한다.
저자 김근주 박사는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구약을 가르쳤고, 현재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연구위원으로 있다. <특강 예레미야> <구약의 숲> 등을 썼다.
오늘을 위한 레위기 l 김근주 ㅣ IVP l 6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