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픈 도어즈(Open Doors)가 북한이 성탄절 대신 김정은의 조모인 김정숙의 생일을 기념하도록 지시했다고 최근 소식지를 통해 밝혔다.
이 단체는 ‘북한 기독교인들에게 크리스마스와 새해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기사에서 북한이 성탄절 기념을 범죄화한 가운데서도, 12월 24일 저녁에는 학교, 대학, 공장 및 공공 기관 모두가 김일성의 전 부인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참석하도록 강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픈 도어즈는 이 기념행사가 “북한 사람들로부터 크리스마스 이브를 납치(hijacking)할 뿐 아니라 선전(propaganda) 목적”이며 “그녀가 김일성에 대한 충성심의 롤모델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식지는 “북한에서 김정숙은 김일성을 위해 총살을 당할 의사가 있었다는 내용의 선전용 묘사와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며 “이것이 기독교인들이 북한에서 극심한 핍박을 받는 주된 이유다. 모든 시민은 김일성과 그의 가족에게 전적으로 충성해야 하며 심지어 그를 위해 기꺼이 죽을 수도 있도록 기대된다”고 전했다.
반면 북한 기독교인들이 성탄절을 기념할 경우 “온 가족은 체포되고, 수감되며, 고문 당하고, 살해될 수도 있다”면서 “그들 대부분은 축하 행사를 가슴 속에 간직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으로 탈북한 명숙(Myong-sook)씨의 증언에 따르면, 매년 크리스마스나 새해를 떠올릴 때마다 “나를 눈물짓게 한다”며 “나의 신년 소원은 북한에 지하교인들이 계속해서 전도하는 것이다. 교회들과 지하 교인들은 어둠 속에서의 소금과 빛과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식지는 오픈 도어즈가 북한으로 방송하는 기독교 라디오 프로그램을 몰래 듣거나 중국의 은신처에 머물거나, 중국 내 네트워크를 통해 음식과 의약품을 받는 기독교인들을 언급하면서, “그들은 이를 통해 세계의 교회 및 가정과 하나님으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는 신호로 느낀다”고 설명했다.
오픈 도어즈는 2018년 북한과 더불어 성탄절을 금지하는 최악의 박해국으로 사우디아리비아, 소말리아, 타지키스탄, 브루나이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