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끝나가고 미국이 코로나19 대유행과 이로 인한 경제적 여파와 씨름하는 가운데, 미시시피주지사는 주 전역에 걸친 기도와 단식을 요청했다.
테이트 리브스(Tate Reeves) 미시시피주지사는 지난 16일 페이스북 라이브로 방송된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어려운 해였고, 많은 미시시피인들에게 매우 힘든 한 해였다. 너무 많은 고통이 있어왔고, 계속 고통을 받고 있다"며 "올해를 마무리하면서 저는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필요를 느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 동료 미시시피인들이 함께 기도하며 또 기도할 수 있느 기회를 갖기 위래 노력했다"며 "기도에는 힘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사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것이다. 나는 오는 20일 주일에도 기도와 겸손, 금식의 날을 선언하는 성명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나라의 역사를 통틀어 해 온 것처럼, 우리는 주님께 나아가 2020년을 마무리짓고 2021년을 지켜주시길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데이빗 팁턴(David Tipton) 목사가 선언문을 낭독했다. 팁턴 목사는 선언문에서 "나라를 위협하는 모든 위험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시길, 우리의 시민적·종교적 특권이 존중되고, 이것이 새로운 세대에 영속되길, 우리의 변호사와 치안 판사들이 이 중요한 시기에 이를 잘 계몽하고 지도할 수 있기를 구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이 새로운 하루를 맞을 때마다 계속 기도에 전념하길 요청하며, 이 같은 노력에 도움이 되는 기도의 말씀을 외우라"고 조언하며, "기도, 겸손, 금식 참여는 자발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언문에 서명한 리브스 주지사는 "2020년은 우리 모두에게 도전적인 해였으나, 이를 통해 미시시피의 진정한 정신과 사랑스럽고 온유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면서 "더 나은 미시시피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해준 주민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는 대니 파월 목사의 기도로 마쳤다.
한편 무신론 단체인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FFRF)은 리브스 주지사에게 금식 선언을 취소해 줄 것을 요청했다.
FFRF 댄 바커 (Dan Barker)와 애니 로리 게일러(Annie Laurie Gaylor) 공동대표는 리브스 주지사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미시시피 주민들에게 기도할 것을 요청하는 선언문을 발표함으로써, 당신은 중립을 지키고 모든 시민들의 양심의 자유를 존중해야 할 의무를 빼앗았다"며 "기도를 해야 할지 기도에 응답하는 하나님을 믿어야 할지는, 수정헌법에서 보호되는 양심의 문제로 매우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했다.
리브스 주지사는 과거에도 교회가 미시시피 주민들의 삶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해 왔다. 많은 주지사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한 시도로 예배를 제한하고 있으나, 리브스 주지사는 이를 거부했다.
그는 지난달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미시시피는 종교 모임과 에배를 제한한 적이 없다. 하나님은 정부보다 크신 분이다. 여러분이 자유롭게 신앙생활 할 수 있는 권리가 침해되어선 안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미시시피주는 미 연방 중에서 가장 종교적인 주 중 하나로 기록돼 있다. 지난 2015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시시피주의 주간 교회 출석률은 47%로, 주 1회 이상 예배에 참석하는 주민의 비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시피주는 여러 차례의 갤럽 조사에서 '매우 종교적'이라고 응답한 주민들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11년 연속 가장 종교적인 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