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건물들과 북중국경 주민 실상 직접 비교
북한 주민들 삶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은 의지
평양 882.6km
강동완 | 너나드리 | 416쪽
"모두가 평양을 본다면, 누군가는 이곳을 봐야 한다."
강동완 교수(동아대)의 '북중국경 시리즈' 세 번째 도서 『평양 882.6km: 평양공화국 너머 사람들』이 발간됐다.
강 교수는 '북중국경 시리즈' 『평양 밖 북조선』, 『그들만의 평양: 인민의 낙원에는 인민이 없다』를 통해 평범한 북한 주민들의 진짜 모습을 소개해 왔다. 이를 통해 김정은 정권과 일부 인사들이 선전하는 북한의 모습이 실제와 얼마나 다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작업 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국경 주민들 모습. |
이번 책 『평양 882.6km』에서는 북한 정권이 선전하는 평양의 여러 건물들과 북중국경 주민들의 실상을 직접 비교함으로써, 그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
사진은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 같다. 때로는 조선 시대나 일제 시대, 가깝게는 우리의 1960-70년대를 사는 듯한 북한 주민들의 참담한 실상이 사진의 선명도만큼 압도적이다.
'위생문화편의 종합기지' 창광원과 출장 미용, 제1백화점과 장마당, 대동강 수산물식당과 뗏목 위 곽밥, 려명거리 고층살림집과 궁궐 같은 너와집, 문수 물놀이장과 페트병 줍기, 국제비행장과 감시초소.... 저자가 렌즈로 담아온 북중국경 인근 주민들의 모습은 '기념비적 건축물'로 즐비한 평양과 극적으로 대비된다.
▲얼어붙은 강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한 여성. 믿기지 않는 장면이다. |
저자는 "북중국경에서 바라본 북녘 모습은 평양과는 사뭇 달랐다. 그곳에도 분명 사람이 살았다. 하지만 결코 꿈꿀 수 없는 평양 밖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모진 삶의 무게가 압록강과 두만강 너머 어렴풋이 전해오는 듯 했다"며 "'혁명의 수도 평양'을 허상이 아닌 마치 '사회주의 지상낙원'처럼 묘사하는 현실이 서글펐다. 암울한 독재의 매서운 칼날이 사람들을 옥죄는데 그저 평화롭다 외치는 위선 앞에 당당히 맞서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평양은 도시로서의 중심부를 넘어, 체제와 정권의 상징이다. 번듯한 외형 뒤에 숨겨진 수많은 사람의 절규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며 "파스텔톤 색감의 획일화된 도시 풍경은 사회주의 체제의 허상을 그대로 투영한다. 아름다움이 오히려 고통이 되는 분단시대의 모순이 서글플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저자는 북한 주민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어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을 감행해 왔다. "세상에 전해야 할 것은 꼭 보게 하시고, 감시자의 눈은 가려 달라고 기도하며 북중국경을 달렸다. 하지만 이제는 허락받지 못한 자의 신분이 되어 더 이상 갈 수 없는 길이 되어 버렸다. 다시 그 길 위에 서게 될 그날에도 여전히 우리는 나누어져 있을까?"
강동완 교수는 '통일 조국의 평양특별시장'을 꿈꾸는 '통일덕후'다. 북중국경에 갈 수 없는 요즘은 '통일 크리에이티브'로서 '통일만 생각하고 통일을 사랑한다(통생통사)'는 의미의 유튜브 '강동완 TV'를 운영 중이다.
제3국 출신 탈북민 자녀들을 위한 돌봄학교와 통일문화센터 건립에 대한 비전도 품고 있으며, 호흡이 멈출 때까지 통일 북한 관련 저서 99권을 집필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100번째 저서로는 자서전을 쓰고 '통일 조국을 위해 작은 노둣돌 하나 놓은 사람'이라는 사인을 남기고 싶다고 한다.
▲강동완 교수는 책에서 "카메라를 들면 왜, 무엇을 찍으려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늘 앞선다. 렌즈 안에 비친 또 다른 세상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끊임없이 싸운다. 그럴 때마다 단 하나의 약속만은 지키고자 한다. 그저 하나의 선택이 진실을 가리는 외눈박이만 아니면 좋겠다는 간절한 다짐"이라고 말했다. |
주요 저서로는 북중국경 시리즈 외에 『동서독 접경 1,383km 그뤼네스 반트를 종주하다: 30년 독일통일의 순례』, 『러시아에서 분단을 만났습니다: '충성의 외화벌이'라 불리는 북한 노동자』, 『북한담배: 프로파간다와 브랜드의 변주곡(메이드 인 북한)』, 『통일 수학여행: 해파랑길에서 만나는 통일』, 『'통일, 너를 만나면 심쿵』, 『통일과 페친하다』, '통일의 눈으로 OO을 다시보다' 시리즈(서울, 부산, 제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