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권단체 연합체인 북한자유연합(NKFC)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인권단체와 탈북민 지원단체에 대한 억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북한자유연합이 이날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 관련 단체들에 대한 통일부의 사무검사 실시와 등록요건 점검 등은 자유민주주의를 해친다는 우려를 담은 서한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서한은 통일부 산하 90여 개 단체에 대한 통일부의 조치가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앞선 우려들에 공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달 17일 대북전단을 날리는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의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했었다. 이들의 전단·물품 살포행위가 설립목적과 다르게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 평화에 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맞물려 최근 통일부는 대북인권 관련 단체 25곳에 대한 사무검사를 시행한다. 추가로 비영리 민간단체 64곳에 대한 행정검토(administrative review) 계획도 밝혔다. 때문에 정부가 대북인권 단체 활동에 압박을 가하면서 북한 인권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자유연합은 서한에서 “문재인 행정부가 북한인권단체들에 대한 조사, 탈북민들을 겨냥한 형사 고발 등에 더해 대북 풍선살포 금지조치 등 인권운동가들과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억압하려는 조치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면서 “통일부의 이 같은 조치가 우려된다. 통일부가 산하 단체에 대한 점검에 나서는 것 자체에 대한 의혹이 아니라, 이 같은 조치가 북한인권과 탈북민 지원 단체들에 대한 현 행정부의 억압의 ‘패턴’ 즉 반복된 행태의 일부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을 위해 2016년 설립된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는 아직 제대로 북한인권상황을 기록한 보고서를 발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RFA는 전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는 이날 RFA에 “한국 내 언론인, 인권운동가, 탈북민들의 기본적 자유가 점점 더 침해되고 있어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개선 조치를 촉구하기 위해 서한을 발송했다”면서 “탈북민들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직접 목격하고 그 진실을 알리고 있다. 이들로 인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북한에서 반 인도적 범죄가 자행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숄티 대표는 “대북 전단살포나 플라스틱병에 USB, 휴대용 정보저장장치 등을 북한에 보내는 것은 외부세계의 정보를 철저히 차단해 북한 주민을 통제하는 북한 독재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탈북민들이 이 같은 정보를 보낼 때 북한 주민들은 미국이나 한국의 선전 선동이 아닌 진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고 RFA는 보도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이날 RFA에 “북한 인권운동 지원과 북한 정권과의 관여를 추진하는 데 있어 균형이 필요하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앞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균형이 답”이라며 “앞서 한국의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도 북한과의 관여 정책 속에서도 북한 인권활동과 탈북민 지원을 계속했었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한국 내 북한인권 관련 단체를 겨냥한 한국 정부의 특별 검사는 명백한 정치적 탄압(crackdown)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 같은 규제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난달 31일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한국 정부가 조사를 중단하고,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의 중재 하에 조사 대상 단체들과 투명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RFA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