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중서부 부르키나파소(Burkina Faso)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기독교 핍박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12일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가 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월에 회의 참석차 프랑스에 다녀온 한 목회자 부부가 부르키나파소 국내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들여왔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부르키나파소는 사하라 이남(sub-Saharan) 국가 중 코로나 바이러스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6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4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한다.
한국 VOM은 “이는 이웃 국가 말리(Mali)의 경우보다 두 배 더 많은 숫자”라며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부르키나파소의 기독교 핍박은 현재 아프리카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난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부르키나파소 국민 전체가 고통받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기독교인은 신앙 때문에 가장 가혹한 시련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지 기독교 공동체를 심각한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는 네 가지 요인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올해 초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저지른 테러로 기독교인들이 자신이 살던 집에서 쫓겨났다는 점이고, 둘째는 부르키나파소가 현재 해마다 4월에서 6월까지 계속되는 기근을 겪고 있는데, 우기가 끝난 이 시기에는 식량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기독교인 대부분이 곡식을 추수하기도 전에 집에서 도망쳐야 했다는 것이다.
이어 셋째는 정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국가 전체에 ‘봉쇄’ 명령을 내렸다는 점이라고 한다. 봉쇄 기간에 거리나 상점에서 물건을 파는 것을 정부에서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수입원이 없는 기독교인이 많다고 했다.
넷째는 기독교 난민의 위생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인데, 이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터지기 전에도, 난민이 된 기독교인 가운데는 콜레라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폴리 대표는 “위생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치는 공중화장실을 써야 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그런 기독교인 가운데는 손 씻는 것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폴리 대표는 “이슬람 무장 단체의 공격으로 부르키나파소는 심각한 위기상황을 겪고 있었는데, 특히 기독교인들은 더 어렵다”며 “전체적으로 보면, 이 나라 인구는 2천만 명이고 개신교 기독교인은 3%밖에 안 되는데, 이 기독교인들이 이슬람 무장 단체의 공격에 짓밟혔다”고 했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고 한다. 폴리 대표는 “세계 많은 나라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해내기 시작했지만,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바이러스가 지금도 계속 퍼지고 있다. 부르키나파소의 경우가 특히 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기독교인들은 집을 잃고 의료지원을 받지 못해 콜레라 등의 병으로 고생하고, 일해서 돈을 벌 수 있는 능력도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 곳곳에 있는 그리스도의 한 몸 된 교회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 VOM은 부르키나파소 기독교 난민을 위한 기금 5천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부르키나파소의 100가정에 손 세정제 100통과 쌀 100가마 및 비누 20상자를 보내주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기근기가 아직 절반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가 코로나 바이러스와 반기독교 정서가 계속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부르키나파소의 필요는 앞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