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북동부에 천명 가량의 기독교인들이 여전히 난민 수용소에 체류 중이며, 미국과 전세계 교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이슬람 무장 테러단체인 보코 하람(Boko Haram)이 7개 지방 자치주를 점령하자, 북동부에는 3000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가톨릭교회가 운영하는 욜라(Yola) 교구에 위치한 피난 수용소에서 주로 거주해왔다.
이후에 나이지리아 보안군에 의해 보코 하람 세력이 후퇴했고 다수의 난민들은 집으로 돌아갔으나, 850명은 여전히 성당 주변이나 캠프에서 살고 있다. 남은 주민들은 무장 세력에 의해 집이 파괴되거나, 밭에 다량의 지뢰가 매설돼 있거나, 보코하람이 숨어든 삼비사 숲 인근에 농지를 소유한 경우다.
이 교구는 독일의 선교단체 미시오(Missio)가 낸 기부금으로 욜라 지역에 850명의 난민들을 수용할 86채의 집을 짓고 있다. 건축은 절반가량 진행되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금은 잠시 공사가 중단됐다. 이 집들은 난민들의 개인 소유로 기증될 계획이다.
마두구리(Maiduguri) 지역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조셉 베이처(Joseph Bature) 목사는 “난민들 중 일부는 부모를 잃은 고통을 겪거나, 그들 앞에서 부모가 살해되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이 있다. 더 심한 경우도 있었다”면서 난민들이 테러로 인한 다양한 형태의 학대를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난민촌의 상황에 대해 “기아와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 “우리가 기도하는것은 폭력이 중단되고 난민들이 그들의 땅과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처 목사는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종교자유 라운드테이블 회의에 참석해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이 처한 곤경에 대해 알렸다. 특히 그는 더 이상의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나이지리아 정부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미국 정부가 직접 압력을 넣어줄 것을 요청했다.
미 국무부는 작년 12월에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를 용인하는 국가로 나이지리아를 지목하면서 ‘효과적인 정부 대응 부족’을 이유로 ‘특별 감시 명단’에 나이지리아를 올렸다. 일부에서는 나이지리아 폭력 사태가 ‘대학살(genocide)’ 수준에 이르렀다며 미 국무부에 나이지리아 특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복음주의 진영의 지도자인 토니 퍼킨스와 조니 무어의 지원을 받아, 나이지리아의 ‘침묵적 학살(silent slaughter)’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이 캠페인에 따르면 2001년 이후에 나이지리아에서는 학살로 인해 6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국제위원회는 “(미국의 교회로부터 받는) 지원을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것은 얼마나 많은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가에 달려 있다”며 관심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