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93) 영국 여왕이 부활절을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음성 메시지에서 “빛의 능력은 어둠 속에 드러난다”면서 “우리는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은 먼저 영국 전역에 걸쳐 이뤄지고 있는 교회 폐쇄 조치를 언급하면서 “기독교인들은 부활절을 맞아 보통은 함께 촛불을 들었으나, 올해는 코로나19 봉쇄로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많은 종교인들이 빛이 어둠을 이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축제를 연다. 이러한 경우 종종 촛불에 불을 붙이기도 한다”고 했다.
여왕은 “첫 부활절에 부활한 그리스도를 발견하는 것이 그를 따르는 무리들에게 희망과 신선한 결과를 가져다 주길 바란다. 우리는 모두 이로부터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여왕은 “코로나19가 우리를 패배시키지 못할 것이다. 죽음이 어두운 만큼 빛과 생명은 더 위대하다. 우리가 미래를 마주하는 동안 부활절의 살아 있는 불꽃이 변함없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모든 믿음과 교파를 가진 이들이 축복받는 부활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했다.
여왕은 지난 2016년도 자신의 신앙에 근거해, 영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는 것을 반대하는 등 기독교 신앙을 점점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여왕은 90세 생일을 앞두고 ‘종된 여왕, 그리고 섬기는 왕’(The Servant Queen and the King She Serves)이라는 제목의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 여왕은 매년 다른 왕실 고위급 구성원들과 윈저성에서 열리는 전통 부활절 예배에 참석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이 예배가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