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진화론 핵심, 성경의 첫 세 장 역사적 서술 아니라
비유적·풍유적·은유적 문헌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
성경의 참됨, 중대한 기독교 몇몇 교리와도 양립 못해

유신진화론 비판(하권)

웨인 그루뎀 외 | 부흥과개혁사 | 552쪽 | 30,000원

<유신진화론 비판> 2부(하권)는 성경과 철학의 관점에서 유신진화론을 비판하고 있다.

'성경적·신학적 서론'에서 웨인 그루뎀 교수(Wayne Grudem)는 '창조에 대한 성경의 기술과 주요 기독교 교리들에 대한 유신진화론의 불일치'에 대해 설명하면서, 다음 3가지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

①최근의 과학적 증거는, 어떤 성경 해석자도 창세기의 진화론적 해석이 '과학적으로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선 안 될 정도로 진화 이론의 중심 요소에 대해 중요한 도전을 제시한다. ②유신진화론은 과학의 정의와 관련해 철학적으로 문제가 많은, 절대적으로 물질주의적인 정의에 의존한다.

③성경은 인간과 다른 생명체들과 관련해, 유신진화론과는 조화를 이룰 수 없는 많은 세부적 내용을 실제 역사적 사건들로 반복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런 역사적 세부 내용들을 부인하는 일은 몇몇 핵심적인 기독교 교리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

그루뎀 교수는 "유신진화론의 핵심은 성경의 첫 세 장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의미의 역사적 서술들로 보아선 안 되고, 전적으로 비유적·풍유적·은유적 문헌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하나님이 태초에 생명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어떤 자연법칙적 속성들을 가진 물질을 창조하셨고, 그 속성들은 더 이상 하나님의 직접 활동 없이 모든 생명체를 출현케 하기에 충분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유신진화론자들의 주장대로면, (창세기 1-3장이 말하는) 성경적 창조론과의 차이점이 다음 12가지나 발생한다고 그루뎀은 소개하고 있다.

①아담과 하와는 최초의 사람이 아니었다(그리고 아마도 존재한 적조차 없었을 것이다).
②아담과 하와는 사람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③하나님은 땅에서 흙으로 아담을 직접적으로 또는 특별하게 창조하지 않으셨다.
④하나님은 아담의 옆구리에서 취한 갈빗대로 하와를 직접 창조하지 않으셨다.

⑤아담과 하와는 죄가 없는 사람인 적이 없었다.
⑥아담과 하와는 사람의 첫 번째 죄를 범하지 않았다. 사람은 아담과 하와보다 훨씬 이전에 도덕적으로 악한 일을 행하고 있었다.
⑦사람의 죽음은 아담의 죄의 결과로 시작되지 않았다. 사람은 아담과 하와가 있기 훨씬 전에 존재했고, 항상 죽음에 종속되어 있었다.
⑧모든 사람이 아담과 하와에게서 유래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를 사람들 가운데서 선택하실 때, 지구에는 수천 명에 이르는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⑨하나님은 여러 다른 '종류'의 물고기, 새, 그리고 육상 동물을 창조하시려고 자연 세계 안에서 직접적으로 활동하지 않으셨다.
⑩하나님은 동식물, 그리고 사람이 지구에 등장한 이후 창조 사역에서 '안식하지' 않으셨고, 또는 어떤 특별한 창조 활동을 멈추지 않으셨다.
⑪하나님은 세상이 가시와 엉겅퀴 그리고 이와 비슷한 해로운 것들이 없는 안전한 환경이었다는 의미에서, 본래 '아주 좋은' 자연 세계를 창조하신 적이 없다.
⑫아담과 하와가 범죄한 이후, 하나님은 자연 세계의 활동에 변화를 주고 자연 세계가 인류에게 적대적이 되게 하는 저주를 그 세계에 내리지 않으셨다.

하권에서 이 12가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그루뎀 교수는 "창세기 본문과 유신진화론의 주장들 사이의 모순을 제거하려면, 창세기 1-3장 거의 모든 본문의 역사성을 부인해야 한다"며 "창세기 1장에 표현된 연속적 사건들을 어떻게 해석하든,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이 식물, 동물, 그리고 사람을 창조하기 위해 행동하셨다는 것을, 즉 하나님이 창조 시에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만드셨거나 행하셨음을 확언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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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유신진화론이 기독교 주요 교리들을 허물고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유신진화론이 창조에 대한 무해한 '선택 사항'이 결코 아니며, 유신진화론에 대한 믿음은 "성경의 참됨과 기독교 신앙의 중대한 몇몇 교리와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먼저 '성경의 진실성'이다. 그는 "유신진화론 지지자들은 종종 '성경은 과학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문제는 그것 여부가 아니라 성경이 확언하는 모든 것에 있어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그 어떤 것이든지 진실한지 여부"라며 "성경 무오성과 같은 성경의 완전한 진실성의 부정이 유신진화론의 가장 의미심장한 해로운 결과"라고 했다.

이 외에도 △하나님의 권능의 말씀에 의한 직접적 창조 △자연 안에 있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압도적 증거 △자연 안에 있는 하나님에 대한 도덕적 책임성에 대한 증거 △하나님의 지혜 △하나님의 선하심 △하나님의 도덕적 공의 △인류의 평등성 △속죄 △부활 △자연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가치 등에 대한 교리에 대해서도 거론하고 있다.

특히 속죄에 대해 "모든 사람이 아담의 혈통임을 부인한다면, 아담에 의해 대표되는 인류의 단일성에 대한 바울의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그리고 그리스도에 의해 대표되는 구속을 받은 자들의 단일성과의 평행도 성립하지 않는다. 이렇게 유신진화론은 속죄 교리를 크게 손상한다. (유신진화론을 지지하는) 맥나이트가 '역사적 아담'을 부정하면서, 역사적 기독교의 '원죄' 교리도 부정하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고 했다.

'유신진화론의 성경적·신학적 비판'에 대해서는 이 외에도 구약과 신약, 기독교 교리 등이 유신진화론과 양립할 수 없음을 하나씩 살펴보고, 유신진화론적 입장으로 알려진 벤자민 워필드가 실제로 주장했던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논증하고 있다.

앞서서는 J. P. 모어랜드와 C. 존 콜린스, 폴 넬슨, 타피오 푸올리마트카 등의 학자들이 '방법론적 자연주의', '양심의 기원', '자연적 악', '개연적 설득력', '과학과 성경의 상호작용', '세계 안의 신의 활동을 이해하는 방식' 등 철학적 주제로 유신진화론을 비판하고 있다. 또 유신진화론 지지자로 알려진 C. S. 루이스가 실제로는 진화론적 세계관을 비판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전 2권의 <유신진화론 비판>은 다양한 학자들이 기고를 맡았지만, 혼란스럽지 않고 통일성이 느껴진다. 학자들은 '진화론'이라는 현대과학의 기득권과 타협하지 않고, 진리를 위해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