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인 월터 김(Walter Kim) 목사가 비백인 최초로 전미복음주의협회(NAE) 차기 대표로 선출됐다. 김 목사는 내년 1월부터 4만 5천개 교회를 이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NAE 이사회는 17일(현지시간) 모임을 갖고 이 같이 결정했다. 새 대표의 선출은 지난 2006년 이후 이번에 처음 이뤄졌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철학과 역사를 전공한 김 목사는 밴쿠버에 있는 리젠트칼리지(Regent College)에서 목회학석사(M.Div.)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박사(Ph.D.) 학위를 취득했고, 지난 2013년부터 NAE 이사로 활동해 왔다.
특히 CP는 김 목사가 비백인 중 처음으로 NAE를 이끌게 된 것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최근 수십년 사이에 전 세계에서 복음주의가 성장해 왔다"며 "NAE의 40개 교단들에 속한 교인들은 미국보다 그 밖의 나라들에 더 많이 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복음주의는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대륙에서 성장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이민자들에 의해 교회가 세워지고 있다"며 "NAE 역시 이런 변화의 흐름들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NAE 이사회 로이 테일러(Roy Taylor) 의장은 "이미 검증된 목회자이자 학자, 그리고 리더로서 김 목사는 NAE의 향후 10년을 이끌 것"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복음주의를 위해 그의 냉철한 사고와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새 대표로 선출된 김 목사는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NAE를 위해 헌신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며 "NAE는 복음의 증인으로 부름받았다. 이 단체를 이끌게 되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4년 동안 NAE를 섬긴 전임 리드 앤더슨(Leith Anderson) 목사는 "복음이 삶에 영향을 주고 지역사회를 변혁하며,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김 목사의 믿음은 매우 강력하다"고 전했다.
이사 중 한 명인 무어(Moore) 목사는 CP와의 인터뷰에서 "김 목사는 사려깊은 기독교 지도자로, 존경받는 인물"이라며 "복음주의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는 오늘날, NAE를 이끌 그와의 동역이 기대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단체인 NAE는 40개 교단을 비롯해 여러 조직과 학교 등의 연합체로 지난 1942년 설립됐다. 현재 워싱턴 D.C.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4만5천여 개 교회가 속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