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내 미군 철수 결정에 미국 복음주의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7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간(Recep Tayyip Erdogan) 터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이후, 시리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터키가 오래 준비한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곧 추진할 것이다.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와 터키, 이라크 등지에서 분리독립을 추구해온 쿠르드족은 지난 2014년부터 미국의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서 중요한 지상 전력으로 활약해 왔다고 한다. 현재 1,000명 이상의 미군이 시리아에 주둔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CP에 따르면 그러나 터키 정부는 쿠르드군이 테러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왔다. 터키와 쿠르드족 간 완충 역할을 해온 미군이 철수할 경우 쿠르드족의 입지는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지난해 겨울, 터키가 아프간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내에서 완전하고 신속한 미군철수 계획을 밝히자, 시리아 동북 지역의 안전성에 우려가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적 지지층으로 알려진 보수주의 복음주의자들이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정책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팻 로버트슨(Pat Robertson) 목사와 전 대선 후보이자 폭스뉴스 진행자인 마이크 허커비(Mike Huckabee)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기독교방송 '더 700 클럽'(The 700 Club)을 진행중인 로버트슨 목사는 "미국이 시리아 북부의 민주군을 배신하려는 행위가 끔찍하게 소름끼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우리는 터키가 쿠르드에 대항하도록 허용할 수도 있다"면서 "에드로간 대통령은 독재자처럼 나라를 다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가족연구위원회(FRC) 트레비스 웨버(Travis Weber) 부회장은 "시리아 북부를 터키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미국에 유익"이라고 말했다.
보수 기독교단체인 FRC는 낙태와 종교자유에 관해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지지 세력이다.
그러나 웨버 부회장은 "시리아 북부에서 벌어지는 터키의 군사작전은 미국의 동맹인 쿠르드군에 대한 배신일 뿐 아니라, 수 천 명에 이르는 소수 종교인들의 죽음과 이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같은 불안정은 IS의 결집과 시리아 내 이란의 영향력 확장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결국 이스라엘과 걸프만 지역 동맹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철수는 이 지역에 불안정을 가져올 뿐 아니라, 우리의 동맹들과 세계에 '미국이 더 이상 그들이 이뤄가려는 종교자유에 관해 관심이 없다'는 잘못된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면서 "시리아 북부에 있는 시리아민주군(Syria Democratic Forces, SDF)은 IS와의 전투에 있어서 미국의 가장 신뢰할 만한 상대였을 뿐 아니라, 이들은 이 지역의 기독교인들과 소수 종교인들의 종교자유를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치 매코넬(Mitch McConnell)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시리아에서의 황급한 철수는 오직 러시아, 이란, 아사드(시리아) 정권만 이롭게 할 것"이라며 "IS와 다른 테러집단이 재결집할 위험성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한다.
린지 그레이엄(Linsey Graham) 공화당 상원의원 역시 "이 결정은 시리아를 혼돈으로 밀어넣고 IS를 대담하게 만드는 '재앙'"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행정부 고위 관리는 7일 기자들과의 비공개 전화 브리핑에서 "터키가 목표로 삼아온 지역에 있는 50명의 미군이 시리아의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된다"며 "미군의 재배치가 철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