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끝에서 오다'라는 책을 쓴 김성일씨는 현대중공업에서 이사로 일한 적이 있다. 그가 한번은 이런 말을 하였다. "회사 안에 신우회가 있는데 정기적으로 열심히 기도하고 말씀 나누는 공동체 였다. 한가지 내가 본 것은 불신자들은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보고도 철두철미하게 준비하는데에 반하여 신우회의 어떤 분들은 일과 보고를 적당히 하여 상사로부터 질책을 자주 듣는다. 그들은 믿음이란 것을 하나님께 맡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모든 신앙인들이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본 바에도 신앙인 중에는 하나님을 너무 믿은 나머지 현실에 충실하지 않는 경우를 본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오히려 세상 사람들에게 핀잔을 듣는 요인이 되고 있으니 말이다. 만약 신앙인이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하는데 교회 밖에서의 삶과 연계되지 않는다면 이는 참으로 믿음과 행함이 분리된 구원받지 못한 신앙이 아니던가. 믿음과 행함은 분리할 수 없다. 로마서와 야고보서에 기록된 믿음과 행함은 입체적이면서 단순한 진리의 한 개념이다. 믿음은 행함을 동반한다.
흔히 말하는 '믿기만 하면 구원얻는다.'라는 말은 우리가 온전한 행함이 있어도 결국 그 행함은 믿음으로부터 나온 것이며 오직 그리스도의 은혜로 인한 것이라는 고백이다. 결국 행함이 없다면 믿음도 없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믿기만 하면 구원이 없다.'라고도 말해야 한다.
그렇다면 믿고 행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나님의 말씀에 나타난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행함의 지침이 있다. 그 중에서 제일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이다. 이 말씀에 모든 행함의 원칙이 있다. 사랑에는 열정과 이해, 관심,책임감 등이 동반한다. 특히 교회 안에서보다 교회 밖에서의 삶에서 나타나야 한다. 단지 종교적 활동만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교회 밖이 어떠한가. 이 세대 사람들이 대부분 어떠한가.
한 마디로 경쟁사회 속에서 치밀하고 열정있는 삶을 산다. 눅16장에 나오는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말과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롭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무엇인가. 결코 주님은 불의를 용인하신 것이 아니다. 세상의 불의에 대한 삶 속에서 어떻게 믿음의 행함이 있어야 하는지를 말씀하는 것이다. 우선 이 본문에 나오는 불의한 자는 주인을 속이고 주인에게 빚진 자들을 부추켜 자기 이익을 위해 그들에게 불의를 저지르게 한다. 그러나 나중에 놀랍게도 그 주인은 이 불의한 자를 칭찬한다. 왜냐하면 지혜가 있다고 했다.
불의한 자는 첫째, 자신의 일에 대해 치밀하다. 둘째, 앞날에 대한 준비가 철저했다. 셋째,대인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였다. 넷째,작은 일에 세심한 관심을 두었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시면서 이 세대 사람들이 빛의 아들들보다 지혜롭다고 하셨으니 여기서 믿는 자들의 세상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씀하고 있지 않은가. 불의한 자의 불의를 본받으라는 것이 아니라 그 불의한 자가 행했던 작은 일에 대한 충성이었다.
그런 이유로 이 세대의 불의한 자에게서 배우라. 이웃에 대한 친밀한 관계를 맺음으로 미리 자신의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이다. 신앙인은 직장에서 맡은 일을 세밀하게 하고 열정을 가지고 빈틈없이 행하라.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자세를 취하라. 대인관계를 철저히 원만하게 하라.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계획을 철저히 세우라. 남을 돕는 일에는 작은 일이라도 하찮게 여기지 말라. 사람들 사이에서 상식을 지키라. 세상 사람들의 지극히 평범한 일들이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영적인 행함이 될 수 있다. 비범함보다 평범한 삶에 충실하라. 이런 삶의 모습이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고 말씀하신 주님의 영성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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