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기독교인들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고대 파피루스 문서 조각이 발견됐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바젤대학교 고대 문서 수집본의 일부인 이 문서는 그리스로마 시대의 이집트에서 한 개인이 보낸 가족 편지이며, 날짜는 약 AD 2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기독교의 문서보다 최소 40~50년 더 오래된 이 파피루스 조각은 초대 기독교인들의 일상과 그들이 살았던 로마 제국에 대한 가치있는 식견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이 편지는 중앙 이집트 테아델피아 마을에서 유래됐는데, 이곳은 유명한 헤로니우스 기록 보관소에 속해 있으며,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가장 큰 파피루스 보관소이다.
이 편지는 아리아누스(Arrianus)가 그의 형제 폴리누스(Paulinus)에게 보낸 것으로 일상적인 가족의 행사 등을 전하고 선물로 가장 좋은 생선 소스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편지의 서두는 "나, 아리아누스가 너에게 인사를 전한다. 너의 삶 속에 모든 것이 이뤄지길 기도한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바젤대학교 연구가인 사비네 휴브너(Sabine Huebner) 교수는 "형제들이 어린 느낌이 들고 지역의 엘리트, 땅 소유주 또는 공무원 부모를 둔, 교육 받은 자녀들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편지에서 아리아누스는 "우리가 여기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도록 이제 내가 너에게 채육관에 관해 말해주겠다. 헤라클레데스는 그것을 돌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시의회에 임명이 되었다"는 말도 한다.
로마 이집트의 초기에 기독교인이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했으며, 일상생활의 환경이 이방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편지에서 이들의 기독교적인 신앙을 엿볼 수 있다. 아리아누스는 그의 형제에게 '주님 안에서 평안하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휴브너 교수는 "이러한 편지의 마무리 인사 형식은 그리스로마 이집트의 문자들과 구별된다. 우리가 소위 묘미(nomen sacrum)라고 말하는 이 약어의 사용을 볼 때, 편지 작성자의 기독교적 정서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것은 신약성서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기독교인들만의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아리아누스의 형제 파울루스의 이름도 그 당시에는 매우 독특한 이름이었다. 파울루스는 당시 매우 희귀한 이름이었고, 우리는 편지에서 언급된 부모가 기독교인이었으며, 200년 전 사도들의 이름을 본따 아들의 이름을 지었다고 추론해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