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라그랜지에 위치한 어드밴트루터란교회(Advent Lutheran Church) 박민찬 담임목사가 지난 2월 8일부터 6월 7일까지 한국에서 보낸 4개월의 안식달에 대한 사역보고를 전해왔다.
사역보고에 앞서 박민찬 목사는 지난 25년동안 한결같이 가장 좋은 길로만 인도하신 하나님의 선하신 손길을 먼저 고백했다. 그는 1990년 유학길에 올라 필라델피아 소재 루터란신학대학원(Lutheran Theological Seminary)에서 기독교 교육학 석, 박사 학위와 학위과정을 마치고 박사 논문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1994년 미 주류 교단 가운데 하나인 ELCA(Evangelical Lutheran Church in America)에서 부름 받았다.
ELCA내 첫 한국인 목사로 교단 본부의 선교적 약속을 받아 뉴욕 플러싱에 위치한 메시아 루터란 교회에서 미국교회 내 한인선교를 맡아 사역을 시작한 이후 6년간 섬겼으며, 2001년 애틀랜타로 지역을 옮겨 교단과 지역교회의 선교지원으로 노크로스 소재 크라이스트 더 킹 루터란 교회에서 만 9년을 사역했다. 이후 현재의 교회에서 정식 청빙을 받아 2010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인 회중을 섬기는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올해는 ELCA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한지 만 25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교회로부터 안식달 4개월을 허락 받아 한국에 다녀오게 됐다.
한국에서 박민찬 목사는 ‘안식’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4개월 동안 한 주일도 빼놓지 않고 수요예배를 포함해 총 33번에 걸친 설교로 한국 교회와 교계를 섬기고 돌아왔다. 중고차를 구입해 약 1만 킬로미터를 달렸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런 일정을 미리 계획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와 인연이 있어 연결된 5곳을 빼고 나머지는 관계가 없었지만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들의 문을 열어 부족한 종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에 응답하셨다’라고 증거했다.
이번 안식기간이 더욱 의미있었던 것은 한국 기독교 100년사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 증조부 박규섭 옹의 신앙의 유산을 이어 받아 4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한나의 기도와 같은 어머니의 서원기도로 목사가 된 아들로서, 그간 미국에서 사역하느냐 제대로 섬기지 못한 연로한 부모님께 최선을 다하는 효도의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박민찬 목사는 한국 전역의 23개교회와 기독교 방송국, 선교단체, 신학교 등을 방문하고 다수의 한국 기독교 단체장, 교단 총회장 등을 만나며 체험하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나눴다.
가장 먼저는 교회 전체적으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데, 한국의 최대교단으로 꼽히는 곳 조차 70%가 미자립 교회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반면 자립되고 성장된 교회들은 집단 이기주의와 교회 몸집 불리기에 급급해 유능하고 실력있는 목회자를 담임목사로 두려는 데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연 이것이 ‘온전한 교회’로 가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일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더욱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하나님의 편에서 그분이 무엇을 원하시는가가 아니라 교회 자체의 성장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이용하는 곳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박 목사는 출석교인 2천명이 넘어가는 교회에서는 ‘기본적으로’ 담임 목사의 비서로 일반 성도로서 전문인력이 아닌 젊고 유능한 목사가 고용된다는 사실에 충격을 느낄 정도였다.
“미국 교단에서 25년 사역한 저로서는 어느 교단을 가봐도 교회사역을 하면서 담임목사를 위해 안수받은 목사를 비서로 채용하는 곳은 보지 못했다. 미국 대형교단 내 담임 목사직을 겸직하지 못하는 곳조차 총회장을 보좌하는 부총회장 정도는 있어도, 중형교회 이상 되는 한국교회에서는 이런 일이 당연하다는 듯 만연한 것도 그렇지만, 비서로서 목사들이 감당하는 사역을 직접 들어보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였다. 시스템이라는 구조 안에 들어가면 죄를 지어도 같이 죄를 짓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 죄라는 인식자체가 없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세 번째는 미자립교회와 목회자들을 향한 안타까운 심정이다. 도시는 물론 농촌과 어촌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과 교회들의 상황이 예상보다 너무 열악하고, 사례비를 충분히 혹은 아예 못받는 담임 목사들은 생활고로 인해 주중 대부분의 시간을 하나님 말씀을 준비하는데 쓰지 못한채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방문한 몇 교회에서 일을 하느냐고 예배 시간이 다 되서야 나타나는 목사들과 이조차 어려운 성도들을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한다. 한편, 그는 은퇴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이런 어려운 교회들을 다니며 교회들에 꼭 필요한 하나님 말씀을 증거하고 목회자들에게 힘을 주고자 섬기겠다는 각오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박민찬 목사는 마치 기업형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주변 시장과 상권이 다 죽는 것처럼, 빚을 내 큰 건물을 짓고 훌륭한 시설을 갖춘 대형교회 주변으로 소형교회는 물론 중형교회조차 고사하는 현실 가운데 젊은 목사들 조차 개척에 대한 동기를 잃은 상황과 적극적으로 전도하고 선교하는 이단들의 침투가 한국교회가 인간적인 욕심 채우기에 급급해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맹점에서 비롯된 부유물이 아닌가라는 한탄스런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한편, 크지 않은 한 교회에서 아프리카 선교에 소명을 받고 힘에 지나도록 헌신해 300개 교회를 세우고 돕는 것에 큰 도전을 받고 동역하고픈 소망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곳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죽도록 충성하는 많지는 않지만 아예 없지도 않은 소수의 신앙정예군 즉, 기드온의 300용사들이 한국에 존재함을 보았다. 그래서 한국 교회는 아주 비관적이지만은 않으며 아직도 소망과 희망이 한국교회 안에 존재함을 깨닫게 됐다. 4개월의 안식달이 육체적으로는 정말 피곤했찌만 꿈을 꾸듯 그리고 한국 어떤 목회자들도 하지 못한 5개 교단 한국교회들과 다양한 단체와 기관을 방문해 한국 기독교의 청지기들을 만나게 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