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책은 3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을 쓴 저자의 지인이 저자와 책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는 추천의 글, 책을 쓴 목적과 본문의 내용을 대략적으로 요약해놓은 저자의 서문, 그리고 본문입니다. 흔히 독자들은 추천의 글이나, 서문은 무시하고 바로 본문부터 읽어 내려갑니다. 그러나, 책을 읽을 때는 본문을 읽기 전에 추천사나 서문을 먼저 읽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 어떤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추천사를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추천인은 다름 아닌, 저자의 스승이셨습니다. 추천인은 저자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회고합니다. 대학교수와 학생으로 만나서, 우연한 기회에 함께 차를 타고 가며 이야기를 나눴던 순간을 회고하며, 연신 저자가 “진국이다. 진짜배기다”라는 표현을 자주하였습니다. 이후, 저자에 대한 추천인의 진솔한 소개 때문인지, 책에서 저자의 진심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저자가 무척 부러웠습니다. 자신을 인정해주는 스승이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고, 다른 이에게 “진국, 진짜배기”라 평가 받고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겁한 사람이 있는 반면, 용기 있는 사람이 있고, 불의한 사람이 있는 반면, 바르고 의로운 사람이 있습니다. 부정직한 사람이 있는 반면, 정직하고 겸손한 사람이 있습니다. 또, 야비한 사람이 있는 반면, 우직한 사람이 있습니다. 의리 없고 정 없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 번 마음을 정하면, 끝까지 신의와 의리를 지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연세대 명예교수이신 김형석 교수님이 쓰신 책, “백년을 살아보니”에서 읽은, 작은 에피소드 하나가 기억납니다. 어떤 대학교에서 새 총장을 뽑기 위해, 김 교수님의 자문을 구했다고 합니다. “김 교수님, OOO 교수님을 차기 총장으로 추천하려 하는데 교수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그 질문을 받았을 때, 김 교수님은 순간 망설이셨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추천을 받은 그 교수님은 실력에 있어서는 탁월한 분이었지만, 야망이 있으신 분으로서, 작은 대학교 총장으로 만족할 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저, 대학교 총장 자리를 더 높은 자리로 나아가는 디딤돌 정도로만 생각하여 정작 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것 같아, 염려가 되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그 분은 김 교수님이 보시기에 진국, 진짜배기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순간 잘 보이고, 잘 넘어가는 얄팍한 사람이 아니라, 진국, 진짜배기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신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종교적이고 얄팍한 신앙인이 아니라, 하나님을 정말 사랑하고, 하나님 뜻에 온전히 순종하는 진실된 신앙인, 신앙의 진국, 신앙의 진짜배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분은 정말 신앙적으로 영적으로 진국이야 진짜배기야”라는 평가가 우리를 두고 하는 평가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