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저녁 중국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탈북자 북송반대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지난 2002년부터 수집된 북송 탈북자 명단을 하나 하나 호명하며 이들의 생환을 기원했다.
이들이 읽어내려 간 북송 탈북자의 명단은 수백 명으로 호명하는데 총 1시간30분이 소요됐다. 한 두 명만 강제북송돼도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지만 이미 명단을 읽는 것만으로도 1시간 이상 걸리는 심각한 인권유린이 중국 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탈북난민인권연합 김용화 대표는 북송과 관련, “탈북했다가 북한에 다시 잡혀 들어가면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지거나 경우에 따라 처형되기도 하는데 이 강제북송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는 탈북자들이 잡혔을 경우를 대비해 쥐약을 준비해 갈 정도로 지독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강제북송 탈북자들의 명단과 나이 강제북송 시기와 장소를 하나하나 읽었다. 수잔 솔티 여사와 이번 북한자유주간 첫날부터 거의 매일 참여해 온 크리스천 프리덤 인터네이셔널 웬디 라이트 대표를 비롯, 증언을 했던 탈북자들과 시위에 참가한 일반인들이 돌아가며 순서를 맡았다.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지만 모두 무사히 돌아오기를 참가자들은 함께 간절히 기도하며 마음을 모았다.
강제북송자들의 명단을 작성해 시위를 가질 것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미국인 그래고리 스탠튼 씨로 매년 북한자유주간 기간에 항상 같은 방식의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그의 제안으로 이 시위를 진행한 이후 명단에 있던 한 탈북자가 기적적으로 다시 탈북한 일도 있었다.
명단을 모두 읽은 후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아이랑을 부르며 중국대사관 주위를 도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9세 여아를 포함한 탈북자 7명이 중국 심양에서 체포, 북송된 위기 가운데 있어 북송된 탈북자들의 무사 생환을 바라는 마음은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이번 중국대사관 앞 강제북송 반대 시위를 마지막으로 제16회 북한자유주간 공식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북한자유주간 참가자들은 4일 비공식 모임을 진행한 이후 해산했다.
올해 북한자유주간은 어느 때보다 미 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의 미팅이 많았던 행사로 꼽히고 있다. 공식 외부 일정에는 없었지만 북한자유주간에 참여한 탈북자단체 대표들은 일주일간 미 국무부, 재무부, 상원, 백악관 NSC 등에서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북한의 인권 실상과 북한 내부 변화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전달했다.
이번 북한자유주간과 관련,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미 의회나 정부 관계자들이 매우 진지하게 북한 인권 상황과 앞으로의 전략에 대해 질문하고 경청했다”면서 “북한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우리 탈북자단체들이 생각하는 방향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이번 대회의 성과”라고 말했다.
행사 주최단체인 북한자유연합 대표 수잔 솔티 여사는 “일주일간 많은 만남이 이뤄졌고 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를 제공했다”면서 “특히 백악관 NSC에 북한자유주간에 참여한 탈북자 19명을 모두 초청해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인권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