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오래전 일이라, 어머님이 왜 그렇게 선생님께 사과를 하셨어야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교무실에 불려 오신 어머님은 연신 머리를 조아리시며 선생님께 빌고 계셨습니다. 꼴에 아들이라고,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언짢아 볼멘 소리로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도대체 어머니가 뭘 잘못하셨다는 거예요..?"
그때까지 저는 비교적 모범생이었습니다. 월말고사나 학기 말에 우등상을 놓쳐 본 적이 거의 없고, 각종 경시대회나 사생대회,백일장에 나가도 늘 상을 받곤 했습니다. 부모님께는 자랑이 되었고 선생님들은 그런 저를 늘 칭찬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사춘기를 늦게 앓기 시작하면서 기성세대에 대해 막연한 불신감과 반항심을 갖게 되었고, 급기야 이런 저런 사고를 치게 된 것입니다. 어렴풋이,선생님께 어떤 부당한 대우를 받고 학교를 뛰쳐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이틀을 연속, 지금은 철거 되어진 동대문야구장에서 야구를 보며 시간을 보냈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 일로 인해, 어머님이 교무실로 불려 오셔서 머리를 조아리셔야 했던 것입니다.
주일 말씀을 준비하기 위해 마26:57 이하의 말씀을 묵상하는데 저희 어머님 생각이 났습니다. 공회 앞에 서 계신 예수님의 모습이 꼭 교무실에 불려 오신 제 어머니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무 잘못도 없이 공회 앞에 서 계십니다. 사람들 앞에 서서 심문을 받고 계십니다. 죄인처럼 머리를 조아리고 계십니다. 왜 그렇게 서 계십니까? 이유는 오직 한 가지,사랑하는 당신의 백성들을 위해 십자가를 지시기 위함입니다. 마26:66 이하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 생각은 어떠하냐 대답하여 이르되 그는 사형에 해당하니라 하고 이에 예수의 얼굴에 침 뱉으며 주먹으로 치고 어떤 사람은 손바닥으로 때리며 이르되 그리스도야 우리에게 선지자 노릇을 하라 너를 친 자가 누구냐 하더라..." 지극히 영광스런 하나님의 아들 예수께서 우리를 위해 침 뱉음을 당하셨습니다.우리를 위해 주먹으로 맞으셨습니다. 또 우리를 위해 손바닥으로 맞으시며 놀림을 당하셨습니다.오직 우리를 위해, 예수님은 그렇게 공회 앞에 서 계셨던 것입니다.
엡2:8 이하에 보시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 구원을 선물이라고 하십니다. 열심히 일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공짜로 받은 것이라고 하십니다. 예, 구원은 오직 은혜로 주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에게 공짜로 주어진 이 구원이 절대로 공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예수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으셔야 했고,누군가가 핍박을 받으면서도 그 사실을 우리에게 전해야 했고, 누군가가 우리의 영혼을 위해 울어야 했습니다. 구원은 절대적으로 누군가의 희생의 값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공회 앞에 서셨던 예수님을 기억합시다.우리의 구원을 위해 믿음의 값을 치뤄준 모든 믿음의 선진들을 기억합시다. 그리고,우리도 누군가를 위해 그 길을 걸어갑시다. 이번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부흥사경회에 이런 마음으로 잃어버린 영혼들을 인도하시는 우리 모두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