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 이슬람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학 내 기독단체들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대학의 국제교류로 중동지역의 학생들이 한국으로 대거 몰려오면서, 캠퍼스 내 무슬림 학생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학교도 지난 2000년도 이후 이집트, 파키스탄 등의 중동지역 국가의 대학들과 교류협정을 맺었고, 2007년 가을학기 현재 서울대 캠퍼스에서는 히잡을 쓴 무슬림 여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에 서울대학교회(박흥수 목사)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고취시키고자 5일 전호진 박사(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를 초청해 수요채플 중 이슬람 강연회를 가졌다.

이슬람, 왜 과격한가?

이슬람에 대한 정보가 아직 대중화 되지 않은 한국에서는 이슬람을 보통 ‘테러 종교’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평범한 무슬림들을 만나면 그들은 ‘우리도 테러를 싫어합니다, 우리는 평화의 종교입니다’라고 말해 혼란을 가중시킨다. 전 박사는 이에 대해 “이슬람은 테러의 종교이기도 하고 평화의 종교이기도 하다”고 했다.

전호진 박사에 따르면, 이슬람은 ‘메카의 이슬람’과 ‘메디나의 이슬람’으로 구분해야 한다. 메카와 메디나는 둘다 마호메트가 계시를 받은 곳이지만, 메시지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메카에 있을 때 마호메트는 유대인들과 우호적으로 지내면서 ‘평화’, ‘겸손’에 가까운 메시지를 전했으나, 메디나로 가면서 공격적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로 변했다. 현재 코란에는 메카의 메시지와 메디나의 메시지 모두 담겨져 있다. 현재 공격적이고 테러를 서슴치 않는 이슬람은 특히 메디나의 영향을 받은 이슬람이다. 이슬람 전문가들은 시기적으로 나중에 기록된 메디나의 메시지를 이슬람의 기본 특성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박사는 메디나 이슬람의 과격성 근원에 대해 “종교적 전체주의(religious collectivism)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전 박사는 과격 이슬람 세력들이 원리주의 이슬람을 이데올로기의 대안으로 채택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공산주의는 이미 끝났고, 자본주의도 곧 소멸된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그것을 대체할만한 이데올로기로 원리주의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전 박사는 이슬람의 과격성의 또 하나의 원인이 “16세기 이후 서방세계에 국제적 주도성을 빼앗겼다는 울분과 자존심의 추락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 박사는 “지금 상당수 중동 국가들은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고 세운 나라이며, 스페인 같은 경우도 6백년간이나 아랍인들의 지배를 받았다”며 이슬람이 피해만 당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독교의 이슬람 선교 가능한가?

메카의 이슬람이 평화를 지향한다 하지만, 테러를 일삼는 메디나의 무슬림이 있는 현 상황에서 기독교의 이슬람 선교가 과연 가능할까. 전 박사는 “가능하다”고 했다. “이미 이슬람은 내부적으로 붕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박사에 따르면 이슬람 내의 지식인, 젊은 학생들은 이미 과격 이슬람으로부터 돌아섰고, 상당수 서구화 되었다. 과격 이슬람들은 이같은 현상이 생기자 자신들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오히려 더 과격해지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어, 이슬람 내부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전호진 박사의 서울대학에서의 강연은 학생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김명옥(경제학 박사과정)씨는 “이슬람에 대해 사실 잘 몰랐다. 오늘을 계기로 크리스천들이 깨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긴장성을 가지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