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흔히 100세 시대라고 부릅니다. 100세를 사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는 60 넘으신 분들을 할아버지라고 불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요즘 60 넘으신 분들을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실례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오래 사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2016년 현재 한국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82세가 조금 넘습니다. 굳이 등수를 매기자면 세계 11위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세계보건기구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2030년생 한국 여성들의 기대수명은 90.82세, 또 남성들은 84.07세가 되어 곧 한국이 세계 최장수 국가로 등극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한국인들의 높은 교육 수준과 삶의 질, 그리고 질병 관리 수준 등이 감안된 수치인 것입니다. 말하자면, 보통 사람들이 90세를 살게 되는 시대가 곧 오는 것입니다.
그런 반면, 현재 한국 공무원들의 법정 정년은 60세 입니다. 산술적으로 은퇴 후 30년을 더 살아야 죽게 된다는 것입니다.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설령 된다고 해도 무려 25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의 문제를 고민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한국인들의 화두는 '건강'과 더불어 '노후대책'입니다. 90세를 살아도 건강하게 살기를 원하고, 90세를 건강하게 살아도 좀 더 여유 있게 살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걱정들이 참 많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금융 관계자들의 글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적정 노후 자금은 8억원 정도입니다. 어떤 사람은 5억원 정도를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은 10억을 이야기하지만, 보통 은퇴 후 30년 정도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금으로 최소한 5억, 어느 정도 문화 생활을 누리기 위해선 8억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정도의 자금을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앞으로도 그런 정도의 자금을 준비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안해하고, 그래서 더욱 물질에 매인 현재를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노후를 준비해야 합니다. 30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지혜롭게 잘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이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습니다. 아니 이 경우에는, 모자라는 것보다 훨씬 더 치명적입니다. '은퇴 후의 우아한 30년'을 준비하다가 '영원'이라는 시간을 놓쳐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많은 소위 '그리스도인'들이 노후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세상과 물질에 매여 있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언젠가, 여권 날짜가 만기가 되어 신혼 여행을 떠나지 못한 채 공항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신혼부부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물질에 매여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이 꼭 이 신혼부부의 모습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멋진 인생을 살겠다고 이것 저것 계획하고 준비했지만, 정작 영원한 하나님 나라로 들어갈 수 있는 여권을 준비하지 않는 사람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노후를 정~말 지혜롭게 준비하실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삶을 살면 모든 지각에 뛰어나신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를 인도하시고 채우실 줄 믿습니다.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장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