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규모가 커지면서 교회 전체적으로 영적 감각이 무디어지는 것 같다"며 "교인 수는 늘어났는데, 정작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거듭난 성도는 몇 퍼센트나 될지 질문해 본다"고 했다.
이 목사는 교회가 펴내는 '분당우리지(誌)' 1월호에서 "2018년을 돌아보며 교회적으로 감사한 일이나 힘든 일이 있었다면 나누어 달라"는 물음에 이 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그린도전서 3장에 나오는 '육적 그리스도인'은 구원 받았다고 하지만 생각과 생활 태도가 여전히 세속적이고 세상적인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런 성도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또 "새해 목회 계획 및 주요 사역 방향"에 대한 질문에 "경건과 영적 성장"을 꼽으면서 "교회 규모가 커지면서 물로 희석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 가장 심각한 것은 영적 갈급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수분이 부족한 상태인데도 갈증을 느끼지 못하는, 감각이 마비된 상태"라며 "그래서 1, 2월에는 영적이고 신령한 것을 사모하라는 주제에 집중해 말씀을 전하려고 한다"고 했다.
아울러 "영적 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가 금식"이라며 "내년(2019년) 초에는 전 교인을 상대로 금식을 선포할 예정이다. 우선 3월 1~2일 순장들이 먼저 온전한 세끼 금식에 참여하게 된다"고도 밝혔다.
특히 "분당우리교회가 사회복지에는 탁월하지만 선교나 전도에는 소극적이라는 평이 있다"는 물음에 이 목사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하신 일은 말씀 전하는 것과 멈춤 없는 복지사역이었다"며 "죄인과 함께 식사하고, 병 고치고, 배고픈 무리들을 먹이셨다"고 했다.
이어 "사회복지와 전도는 다양한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피조물을 해방시키려는 주님의 양대사역이었다"며 "현재 우리복지재단 이웃사랑분과를 통해 하는 다양한 섬김이 성남지역에서 교회와 복음에 대한 벽을 허무는 많은 열매를 맺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한 해 감사한 점에 대해 이 목사는 "교회 공동체가 단기간에 비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심에 큰 흔들림이 없다는 것"이라며 "우리 교회에 대한 신뢰가 안정적인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저를 신뢰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엄청난 부담을 느낀다. 믿어주는 분들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스스로 갖게 되는 부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