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에는 길거리의 경적 소리와 아기의 울음소리 그리고 카페의 음악처럼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수많은 소리들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숲 속으로 들어가면 지저귀는 새소리와 바람소리를 그리고 바다로 가면 파도치는 물결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랑하는 이의 심장박동 소리만큼 감격스러운 소리는 없을 것 같다. 아리따운 아내가 남편의 품에 안겨 있을 때 혹은 이 세상에 첫 발을 내딛은 아기가 엄마의 품에 안겨 있을 때 들을 수 있는 그 뜨거운 심장의 박동 소리는 엄청난 생명과 기쁨으로 가득한 소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들었던 소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소리는 어떤 것이 있는가? 혹시 당신은 애통해하는 하나님의 심장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가? 그 소리는 당신이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절대로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 그 소리를 들었던 한 제자가 있다. 그는 바로 예수님의 젊은 제자였던 요한이다.
사랑하는 제자들과 마지막 식사를 하던 때였다. 주님은 웃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른 뒤 대야에 물을 채워 제자들의 발을 씻기고 제자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전하셨다. 그런 뒤 예수님께서는 심히 괴로워 하시며 "너희들 중에 누군가 나를 배신할 것이다"고 말씀하신다. 이에 제자들이 서로를 바라보게 되고, 성격이 급한 베드로는 요한을 향하여 그가 누구인지를 물어보라고 머릿짓을 한다. 이에 요한은 예수님의 가슴 쪽으로 몸을 뉘이면서 "그가 누구입니까?" 라고 물어보게 된다. 그 순간 아마도 요한은 영적인 괴로움에 찬 하나님의 심장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 당시 요한은 아직 순수했던 10대 후반의 나이였고, 예수님이 그냥 좋아서 그분과 늘 가까이 했었을 것이며, 불같이 급했던 그의 인성이 변화되기 시작했던 때였다. 그러던 그가 우연히 아픔으로 가득 찬 그 심장의 박동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하나님의 심장 소리를 듣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원히 들을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인생에서 하나님의 현존하심을 애타게도 찾는 이들은 분명히 그 분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영혼을 만져 주시고 감싸 주시기를 기대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도 우리가 그분의 심장 소리를 들어 주기를 원하시고 계신다고는 왜 생각치 못하는가? 이 시각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그분을 찾아 오기를 몹시도 기다리고 계심을 왜 알지 못한다는 것인가?
요한이 예수님의 가슴에 머리를 얹어 놓았을 때 그 '가슴' 이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스테토스(stethos)' 라고 한다. 즉 '청진기(stethoscope)' 라는 단어가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주님의 참된 '심령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오히려 그를 배반했던 유다는 세상의 성공과 부를 원했던 세상에 속한 사람이었다. 그러했기에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 당시 가장 유명한 스승이었던 주님과 동행하고자 했으며 그를 통해서 세상적인 부도 축적하려고 한 것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함이나 두려움 따위는 찾아 볼 수도 없었다. 그렇게 주님께 가까이 갔던 유다는 주님이 주시는 사랑과 평화보다는 오히려 세상이 주는 안락과 성취감을 얻기 위해 기꺼이 그에게 키스를 했던 것이었다.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가 주님께 가까이 가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님의 '품'은 기쁨과 감사 그리고 감격이 가득한 곳이다. 하지만 그곳은 오히려 애통해 하는 주님의 심장과도 같은 눈물을 가진 이들이 더 많이 모이는 곳이다. 그래서 삶의 고통과 인내 가운데 있는 이들이 오히려 주님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시편 51:17절에서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하고 통회하는 심령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주님의 심장에 그의 귀를 가까이 가져 갔던 요한은 아마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애통함과 괴로움으로 뛰고 있던 그 심장의 고동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 소리는 유다의 회개를 수없이 기다렸던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영혼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시며 동시에 그 영혼들을 너무나도 사랑하셨던 주님의 신음소리였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다. 주님을 따르는 영적리더들은 바로 이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주님과 함께 동행하는 이들은 먼저 그를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철저히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절대로 하나님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랑의 제자였던 요한이 그러했듯이 지금 이 땅에서 주님의 제자라고 불리우는 영적리더들은 온전하게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그리고 그 사랑을 전하는 제자로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지금 '영적리더'라고 불리는 당신은 어떠한가? 주님의 그 애통함 그리고 수많은 영혼들의 그 상하고 통회하는 심령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