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사태가 43일 만에 2명 희생자를 낸 채 종결됐다. 인질 전원 석방 소식에 억울하게 희생당한 이들 죽음이 더욱 안타깝지만 기약이 없었던 19명 석방이 실현된 것은 같은 국민으로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을 보면 이런 반가운 석방 소식들에 달리는 댓글이 심상치 않음을 볼 수 있다. 기쁨을 표현하기 보다는 ‘국가적인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라고 비난하기 일쑤다. 이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이번 피랍사태 모든 근본적인 원인은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아프간에 직접 찾아간 봉사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이들을 강제로 납치하고 무자비하게 살해해 전 세계 사람의 마음에 충격을 준 탈레반 무장단체에 있다.

특히 이 봉사단 주된 목적은 선교보다는 봉사였다. 현지 아프간 주민이 이들이 다시 돌아오길 원하는 것은 봉사단이 얼마나 현지에서 헌신적으로 활동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을 강제로 잡아 협상 도구로 이용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던 탈레반 행태를 비난하는 글은 찾기 힘들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비판이 없는 탓인지 탈레반도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납치는 적을 압박하는 데 있어 돈도 안 드는 좋은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납치를 계속하겠다는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여론 중에는 봉사단 선교활동에 대한 비판도 있는데, 설사 봉사단이 선교를 전제로 봉사활동을 펼쳤다하더라도 선교 자유 자체는 비판받을 수 없는 것이다. 신앙의 자유 안에는 선교 자유도 포함돼 있다. 신앙의 자유는 천부인권이다. 즉 신앙을 강제하지 않는 한 자유로운 선교는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이런 행위 자체를 억압하고 정도를 지나쳐 납치하고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야만적인 행위는 천인공노할 짓인 것이다. 실제로 아마디 대변인은 “아프간은 이슬람 국가”라며 “이를 수호하기 위해 적과 싸우겠다. 기독교인은 선교하러 오지 말라”고 기독교에 매우 적대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정작 이슬람은 공격적 선교로 전 세계에 세력을 확장하면서 자신은 타종교 선교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처럼 탈레반 문제를 보지 못한채 순수한 선교활동 자체를 비판하는 해괴한 시각은 속히 개선돼야 한다.

왜곡된 여론에 빠져 있는 한국사회가 또 하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다. 바로 故 배형규 목사와 故 심성민 씨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일이다. 이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어떠한 반항도 하지 않았을 만큼 순수한 사랑 봉사자이었다. 주검 온몸에 관통된 총상은 탈레반 무자비함을 또 다시 보여준다. 고인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 정신이 잊혀져선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