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가 "'너무 바쁜' 목사님께"라는 제목의 칼럼을 4일 SNS에 게시했다.
유 목사는 "얼마 전 어떤 목사님께서 '너무 바빠서' 예수동행일기를 쓰지 못한다 하셨다는 말을 들었다"며 "사실 일기 쓰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주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삶을 사는데 좋은 방법이기에 권해드리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유기성 목사는 "목사님께서는 '열심히 목회하고 매일 기도도 하고 성경묵상도 하는데 왜 일기까지 써야 하느냐?'는 질문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제가 예수동행일기를 써 보시라고 권하는 것은, 주님과의 친밀함이 없는 기도와 성경 묵상은 종교적 경건에 머무르고, 목회 성공은 종교적 야망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목회자가 바쁜 것이, 건강을 상해 가면서 일하는 사람과 같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주님과 친밀하게 동행하는지 매일 점검할 시간을 낼 수 없을 만큼 바쁘다면, 아무리 주의 일이라 해도 심각하게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기성 목사는 목사님들에게 "그렇게 바쁘게 목회하시면서 마음에 기쁨은 있으신가? 목사님 안에 있는 기쁨은 아내와 자녀들이 알 것"이라며 "많은 사역이 우리를 기쁘게 하지 못하고, 교회가 성장한다고 기쁨이 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심령은 더 메말라진다"고 우려했다.
또 "진정한 기쁨은 오직 주님으로만 오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세상 유익을 다 해로 여기고 배설물처럼 버렸다고 했는데, 주 예수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고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기 위함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매일 주님과 동행하고 있는지 점검하며 살자는 것"이라고 했다.
유기성 목사는 "우리는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가서 갈릴리 호수, 광야, 십자가의 길에서 깊은 감동을 받는다. 주님이 그곳에 계셨었다는 한가지 사실 때문"이라며 "주님께서 잠깐 머무셨다는 것 하나만 가지고도 성지가 된다면, 지금 마음에 함께 하시는 주님과 동행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감동이 돼야 할까"라고 질문했다.
이후 T. S. 엘리엇이 쓴 시 '황무지'는 시 중 '항상 그대 곁에서 걷고 있는 또 한 분은 누구인가?/ 세어 보면 그대와 나 둘뿐인데/ 내가 이 하얀 길을 내다보면/ 그대 곁엔 언제나 또 한 분이/ 갈색 망토를 휘감고 소리 없이 걷고 있어/ 머리를 뭘 쓰고 있어 남잔지 여잔지 알 수 없지만/ 하여간 당신 곁에 있는 그분은 누구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종종 예수님이 마음에 계신 것을 믿으니 이미 예수님과 동행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다"며 "그러나 주님이 우리를 따라오는 것을 동행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목사님이 주님을 따라가야 진정한 동행"이라고 강조했다.
유 목사는 "조심스럽지만 꼭 드려야 할 말씀이 있다. 주님과의 관계 보다 더 중요하고 바쁜 것은 다 우상"이라며 "주님과의 관계를 소홀히 한 대가는 너무나 고통스럽다. 나이 들고 주위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갈 때, 주님과의 교제가 친밀하지 않다면 이보다 슬프고 난감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더불어 "사람들이 칭찬하고 부러워해도, 주님과의 관계가 메말라져 있다면 무슨 만족이 있겠나"며 "주님이 낯선 분인 것을 너무 늦게 깨닫게 된다면 이보다 두려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유기성 목사는 "그렇게 훌륭한 업적을 남긴 주의 종들이 노년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은 일이 아니라 주님임을 깨닫게 된다"며 "주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삶부터 점검하며 살고, 그것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너무 바빠서' 주님과 동행하지 못하는 교인들을 바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