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또래와 놀지 않는 아이

- 나이 많은 아이와 노는 아이
- 나이 어린 아이와 노는 아이
- 어른과 노는 아이


(1) 특징
대등하게 놀지 못하는 아이이다.

(2) 관점
나이가 위인 아이와 논다는 것은 능력이 뛰어나고 사회성이 있는 아이이라는 말도 되지만 거꾸로 나아가 위인 아이가 귀여워해 주기 때문에 노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또한 나이 어린 아이와 논다는 것도 능력이 낮고 정서나 사회성 발달이 미숙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거꾸로 친분이 있어서 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아이들은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는 친해질 수 없다든가 기가 약해서 대등하게 대접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아이 쪽을 택하는 유형이다.

(3) 교사의 지도 방법
유치원은 같은 또래의 아동집단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같은 또래의 친구가 되고 노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그 중에서 우울한 표정을 한 아이는 대상행동으로서 연상이나 연하의 아이를 사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지금까지 어른이나 같은 또래가 아닌 아이와 놀던 아이는 유치원에 들어와서도 같은 또래의 친구와 노는 방법을 잘 모른다. 이같은 경우에는 비슷한 아이들을 모아서 작은 집단을 만들어 견습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
이런 문제는 유치원에서 다루는 것보다 가정에서 해결하는 것이 효과가 빠르다. 특히 이렇게 할 때에는 그 부모에게 자세한 조언을 해 주어야 한다.

(4) 부모에게 주는 조언

① 나이가 많은 아이와 노는 아이
자기 아이는 큰 아이 외에는 놀지 않는다고 말하는 부모가 있다. 소위 머리가 좋다든가 유치하지 않다고 하는 자만심이랄까, 우월감을 갖고 있는 경우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나이 위의 집단에서는 졸병 취급을 받고 제대로 친구 취급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부모는 보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등한 정규 집단원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항상 졸병처럼 좇아다니는 존재라는 것을 얘기해주면 점차 자기 아이가 갖는 위치를 납득하게 된다.

② 나이 어린 아이와 노는 아이
나이 차이가 심한 형제가 있는 집단에서 자라 애기라고 불리는 아이가 있다. 그 중에도 형제가 모두 연상인 경우 그 아이는 어린아이들을 모아서 형이나 언니 노릇을 하려고 한다. 따라서 그 아이를 가정에서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어떤 역할이나 지위를 갖고 있는가를 면밀하게 생각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다만 이런 경우를 유치하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되며, 어린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는 매우 좋은 특성을 지닌 것이므로 그런 점은 장려해 주어야 한다. 때로는 근처의 친구집에 심부름을 보내는 방법도 좋다. 그러면 그 아이는 친구가 있는 곳에 가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식으로 기회를 만들어 주도록 한다. 또한 교사는 이야기를 하기 좋아하는 어린이가 지도자가 될 소질이 있음을 발견하여 각각 적절한 조언을 해 줄 필요가 있다.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 놀게 되면 멋대로 할 수 없으므로 자신을 억제하고 사람들과 협력하는 법을 배울 뿐만 아니라 자기가 갖고 있는 모든 능력을 발휘하여 될 수 있는 한 좋은 점을 서로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다.

친구에게 심술궂게 구는 아이

- 방해하는 아이


(1) 특징
사람과 사람 사이를 뚫고 지나간다든지 짓궂은 장난을 친다든지 하며, 모두가 즐거울 때에 심술궂게 굴어 훼방하는 아이이다.

(2) 관점
이런 아이는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마음 속에 욕구불만이 있어 대단히 자기 중심적으로 활동을 하는 경향을 지닌다. 또 자신이 주역이 되지 않으면 방해를 하는, 어떤 의미에서는 마음이 잔뜩 비뚤어진 형상이다. 가령 귀여운 여자 아이가 가까이 있는데 그 여자 아이에게 반했지만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면 상대에게 심술궂은 장난을 해 버리는 식의 표리부동한 애정을 나타낸다.

(3) 교사의 지도 방법
나무라지 않고 놓아 두면 주변의 아이들을 괴롭히므로 일단 교사가 주의를 주어야 하는데, 이 때 미워하는 마음을 갖거나 그런 표정을 나타내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욕구불만을 만족시켜 주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도 생각해 보는 게 좋다.
볼을 비벼 준다든지 하여 소박한 애정을 보이면서 어떤 역할을 주어 행하게 하고, 교사는 그 아이에 대해 애정이나 호의를 갖고 그것을 표현해 주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어느 유치원에서의 이야기이다. 선생과 일대일의 관계를 갖게 하기 위해 아이들로 하여금 교사에게 비밀 이야기를 하게 했다. 집이 먼 아이부터 순서대로 교사에게 와서 비밀 이야기를 하도록 했다. 그런데 한 아이가 이야기를 해놓고는 또 줄을 섰다. 순서가 돌아왔을 때 교사가 "너는 몇 번째지?"하고 물으니까 힘없이 "네 번째"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교사가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OO의 이야기 무척 좋았어요. 내일 다시 해 주어요."라고 했더니 그 아이는 귀를 지긋이 누르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그 애의 어머니가 "무엇을 했니?"라고 물으니까, "선생님이 비밀 이야기를 해 달랬어."라고 대답했다고 했다. 그 아이는 밑으로 동생이 있었는데 그 후로는 동생에게 심술궂게 굴지 않더라는 것이다. 유치원에서도 다른 아이에게 심술궂은 행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 사례에서 우리는 그 교사가 접근방법을 세심하게 고려하여 실행했기 때문에 그 아이가 고쳐졌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4) 부모에게 주는 조언
교사는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오면 그 어머니에게 말하기 전에 먼저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 아버지와 아이의 관계, 가정에서의 문제 등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욕구를 파악하여 유치원에서도 만족시켜 주고 가정에서도 만족시켜 줄 수 있도록 조언해 주어야 한다. 부모는 "이 아이가 잘 한다면 인정해 주지."라든가 "잘 하면 귀여워해 주지."라는 식으로 아이가 고쳐지기를 기대한다.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장점을 발굴해 주어야 하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점을 발견해 주어야 한다고 부모에게 조언하고 싶다. 부모는 모르는 사이에 형제간에 차별하고, 편애를 하며, 편애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동생만 귀여워해 주지 않아요?"라는 말을 들어도 어머니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형제간의 싸움에서도 모르는 사이에 눌리고 편애를 당하는 쪽이므로 그 아이는 심술궂어지고 불만을 갖게 되며 공격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부모에게 조언해 주어야 한다. 형제간의 싸움은 아이들에게 맡겨 두라는 식의 충고도 해 주는 것이 좋다. 동생이 생기기 전에는 부모가 자기만 귀여워해 주었는데 동생이 태어나 포근하게 누워서 자는 것만 보아도 아이들은 이런 변화에 불만을 갖게 되고 그것을 부모에게 말해도 신경을 써 주지 않는 부모의 태도를 아이들은 매우 섭섭해 한다는 것도 얘기해 주고 싶다.

교사는 어머니에게 "아주 짓궂어서 곤란하네요. 무언가 불만이 있는가 봐요."라고 흔히 말한다. 이것보다는 오히려 "어머니께서는 눈치채지 못하고 계시는 것같은데 이 아이에게는 이런 좋은 면이 있어요."라고 장점을 강조하는 쪽이 결점을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혼자서 노는 아이

- 다른 사람들과 놀기보다는 스스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 집단으로 노는 놀이를 아주 싫어하는 아이
- 밖에 나가려고 하지 않는 아이
- 꽁한 아이


(1) 특징
집에서 혼자 노는 경우가 많고, 놀고 있는 친구들 속에 잘끼려 하지 않으며 집단에서 빠져 나와 혼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친구들에게 배척당한 것은 아니고, 자기 스스로 혼자 있고 싶어하는 유형이다.
대개는 운동장의 구석이라든지 모래판 구석에 가 있는 때가 많은데, 혼자 있는 것을 괴로워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혼자서 게임 같은 것을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혼자 노는 것에 개의하지 않는 형이므로 곧 발견될 수 있다.

(2) 관점
유치원이라고 하는 것은 아이를 집단적으로 다루는 일이 많으므로 자칫하면, 혼자서 노는 아이를 다루기 어려운 아이라고 보기 쉽다. 사람이 싫어서 혼자이고 싶다는 아이는 곤란하지만, 자유시간에 혼자 놀이터에서 놀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하는 아이는 개성이라고 보아야지 그것 자체를 나쁘게 보아서는 안된다.

남자 아이에게 흔히 있는 예로서 동화책만을 읽거나, 지도놀이, 기호품 등을 모으는 놀이를 하며 혼자 노는 아이가 있다. 이런 아이는 사물에 대한 관심을 강하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은 약한 것 같다. 지능은 우수하고 정신도 건강하지만 굳은 성격, 뭔가에 집중하는 개성적인 아이의 경우에는 그 장점을 살려 주도록 교사가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혼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청히 있다거나 백일몽을 꾸는 것처럼 무언가를 생각한다거나 친구들의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아이가 문제인데, 이런 아이는 앞의 아이와는 다르다.

교사는 아이가 열중해 있는지 멍청해 있는지를 가리는 눈을 가져야 한다. 열중형은 생기가 있지만, 멍청한 형은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혼자서 남들이 노는 것을 멍청히 보기도 하는데 놀이에 낄 수 없이 소외된 아이이기 쉽다.

병적인 것으로는 자폐증 아이가 있다. 이런 아이는 극단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마음의 교류를 꺼린다는 특징이 있다. 집중해서 무언가를 하는 듯이 보이지만 실은 같은 것, 단순한 것을 반복해서 하고 있다. 교사와의 관계도 없고 말을 말로써 사용하지 않아서 그냥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느끼며 이른바 대화를 할 수 없는 것이 자폐증의 특징이므로 즉시 전문가와 상담하도록 한다.

(3) 교사의 지도 방법
이런 유형의 아이를 유치원에서 지도하는 방법으로서는, 혼자서 노는 것도 인정받을 수 있는 행동이라는 태도로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모두가 함께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될 때를 위해 습관을 붙여야 한다는 관점에서도 지도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 아이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집단 놀이나 집단 작업에 참가하도록 손을 쓰는 것이 좋다. 가령 공동으로 발레를 관찰하게 한다거나 쌓여 있는 나무에 걸터앉게 하는 등, 집단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혼자 노는 것이 좋아서 친구들에게서 빠져 나가는 버릇은 때로는 지독한 신경질을 내기도 하고 유치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 버리는 폭발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도 한다. 이런 아이에게는 활동성을 높여 주고 정신적인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으로서 운동 기능을 높여 주는 지도가 필요하다.

(4) 부모에게 주는 조언
아이가 점잖고 부모를 귀찮게 하지 않으므로 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친구들과 놀게 할 필요를 별로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친구들이 오면 어지러뜨리고 부수고 더럽히고 하므로 아이의 친구가 오면 싫은 얼굴을 하는 부모가 있는데, 이런 것들은 자기 아이가 친구를 멀리하게 하는 요인이 되므로 기쁜 얼굴로 맞으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놀러 가고 싶은 집이라는 것은, 아이의 친구가 놀러 가도 그 집 엄마가 자기 집 아이와 똑같이 대해주는 것이다. 가령 "자, 간식이다"라든지 "잘 치워 놓자"라는 식으로 극히 자연스럽게 대해 주면 아이는 혼자 놀던 습관에서 친구와 노는 방향으로 발전해 간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먼저 어머니가 이웃집 아이의 어머니와 사귀어야 한다는 조언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어머니들끼리 제안해서 함께 점심을 먹거나 때로는 친구의 집에 머물게 하는 것도 친해지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함께 식사를 하고 집에 머무는 것으로 빨리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 이외에 양쪽 집의 장점도 알 기회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