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다니엘 쟝(Daniel Jean) 국가안보보좌관이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특사로 8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캐나다 수상 특사인 다니엘 장 수상 국가안보보좌관과 일행이 평양에 도착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방북 목적과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특사 방문은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의 석방 교섭을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캐나다 외무부는 지난 주 "임 목사 문제는 절대적으로 최우선 과제(absolutely a priority)이며, 임 목사 석방을 위해 영사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 외무부는 평양에 외교공관이 없지만, 캐나다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억류중인 임 목사의 상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보충 설명했다.
임현수 목사가 소속했던 토론토 큰빛교회 측은 임 목사가 조속히 귀환할 수 있길 바라는 입장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들은 "캐나다 관리가 어떤 이유로든 북한에 갔다면 임 목사 석방 문제를 협상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임현수 목사 무사 귀환 촉구 기도회에 몰린 인파의 모습. |
이 교회 한 관계자는 "교회 측에서는 특사의 방북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도 "지난 6월 임 목사 석방을 트뤼도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다룰 것을 촉구하는 한국계 연아 마틴 상원의원의 기자회견에 이어, 임 목사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등 임 목사 석방 문제를 공개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런 방식으로 전환한 이유는, 지난 6월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난 지 일 주일도 채 못돼 사망했기 때문이다. 조용한 석방 노력을 추진해 온 가족들과 교회, 캐나다 정부 등이 임 목사의 건강과 안전을 더욱 우려하게 된 것이다.
큰빛교회 '임현수 목사 귀환추진위원회(귀추위)' 표인근 장로도 "정부로부터 총리 특사 방북에 관해 들은 바 없다"며 "그러나 한 달쯤 전 특사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가지고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들었다. 외무부와 정기적 만남을 가져왔지만, '특사'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 때가 처음"이라고 했다.
국제앰네스티 캐나다지부가 지난 6월 "임 목사가 영양실조와 고혈압, 관절염, 위장병 등 여러가지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며 북한 당국에 적절한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임 목사 가족은 오토 웜비어의 사망 직후 성명에서 "그 어떤 가족도 시련을 겪어서는 안 된다"며 "캐나다 정부에 임 목사의 석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임현수 목사는 지난 2015년 1월 북한 나선 지역에서 평양으로 이동하다 체포됐으며, 같은 해 12월 '국가전복 음모'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