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아' 포스터 중 한 문구. 심판이 강조된 문구가 눈에 띈다.
(Photo : ) 영화 '노아' 포스터 중 한 문구. 심판이 강조된 문구가 눈에 띈다.

'사랑'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심판'하실까? 이 주제를 놓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고민했고, 심지어 미국 마르스힐교회의 담임이었던 롭 벨 목사는 '사랑이 이긴다'라는 저서를 통해 "지옥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국 FIEC의 전국 디렉터인 존 스티븐스가 이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내놨다. FIEC는 영국 기독교의 목회와 선교를 위해 섬기는 기관이다. 스티븐스는 "그렌펠 타워 조사: 하나님께 우리를 심판하실 권리가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존스티븐스닷컴에 최근 게재했다.

그렌펠타워 화재는 2017년 6월 14일 영국 런던 서부 켄싱턴 소재 24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약 80여 명이 이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에는 주로 저소득층이 거주했으며, 사건 당시 경보기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는 등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스티븐스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 기독교인이 되려 하는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하나님은 심판의 하나님'이라는 개념을 거부하려 한다"며 "그 개념은 원시적이고 복수심에 불타며 '사랑의 하나님'이라는 진리와 배치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끔찍한 비극이었던 그렌펠 타워 사건 피해자들은, 인간에게 '정의의 실현'이라는 욕망이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했다. 그는 해당 사건 조사 결과 피해자들이 정의가 실현되길 원하고, 단지 심판을 원하며, 자신들의 경험에 공감해 줄 심판자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들의 이 세 가지 관심사는 모두 납득할 만하고, 이 세상의 정의란 언제나 불완전하다"며 "완전히 공명정대하고 객관적인 심판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성경은 하나님께서 완벽한 심판자이심을 보증한다"며 "그분께서는 세상의 심판자들에게 부자에게나 강한 자에게나 가난한 자에게나 약한 자에게나 모두 공평하게 대할 것을 명하신다"고 했다.

그는 또 "그분은 우리에게서 냉담하게 거리를 두고 우리 삶에 대한 이해 없이 심판하시는 분이 아니"라며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께서는 이 세상의 삶을 통해 모든 모욕과 불의를 경험하셨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정의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는 하나님의 자비가 필요하다"며 "복음이 기쁜 소식인 이유는 우리를 정죄하셔야 할 하나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우리에게 주셔서, 우리로 하여금 회개하고 그를 믿음으로써 용서받고 의롭다 함을 얻게 해 주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세상의 유일한 희망은 그저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를 위해 죄와 악을 모두 단번에 멸하시는 것"이라며 "근본적 문제는 우리가 그 문제의 일부라는 것이고,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당신의 자비를 확장시켜 주셨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하나님께서 심판과 자비의 하나님이심을 확신해야 하고, 복음의 기쁜 소식을 '심판'을 필요로 하는 피해자들에게 전해야 한다. 그들 또한 은혜를 필요로 하는 죄인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