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good tv,스코틀랜드 교회]
(Photo : ) [출처=good tv,스코틀랜드 교회]

 

 

스코틀랜드성공회가 결혼을 재정의하고 동성결혼식도 허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성공회 내부에서도 강력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스코틀랜드성공회는 지난 6일 총회에서 결혼을 재정의하고 목회자들의 동성결혼 주례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목회자는 양심에 따라 이를 거부할 수는 있다.

해당 법안은 주교(5명), 사제(62명), 평신도(62명) 등 총 129명으로 구성된 충회에서 무려 96명의 찬성표(4-42-50)를 얻어 통과됐다. 법안의 변경을 위해서는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주교와 평신도의 80%, 사제의 67% 찬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법안은 기존 조항에서 결혼에 대해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물리적, 영적, 신비적 연합"이라는 내용을 제거했다.

또 성직자의 동성결혼식의 주례를 서는 것을 허용한다. 다만, 동성결혼에 동의하지 않는 성직자는 양심에 반해서 주례를 서도록 하지는 않는다.

스코틀랜드성공회 총회장인 레이비드 칠링워스 목사는 이에 대해 "긴 여정의 마침점"이라면서 "연구하고 생각하고 기도해왔다. 기념비적인 스텝"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장이 열렸고, 특별한 형태로 동성커플을 포함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에 대한 조항에서 성(gender)을 제거함으로, 우리 교회는 이제 동성커플이 단순히 결혼을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에서 결혼한 것으로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다만 "새로운 법안은 우리 교회 안에 결혼에 대한 다양한 이해가 있음을 확증한다. 우리 교회는 그리스도 안의 일치로 함께 묶인 다양성과 차이를 가진 교회임을 확증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결혼을 재정의하는 것이 비성경적이고 잘못되었다고 믿는 이들에게 매우 어렵고 상처가 되는 것이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이들에게는, 이 새로운 장에서 자신들이 배제된 것처럼, 교회로부터 이사를 당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화해의 여정을 시작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은 동성애와 동성결혼이 양측이 화해해야 할 화해의 문제인지, 한쪽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승복해야 할 문제인지를 분명하게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스코틀랜드 교회는 두개의 명예롭고 역사적인 결혼의 이해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면서 "한 가지는 동성커플의 결혼을 예수 그리스도의 수용와 환영의 표현으로 보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결혼의 전통적인 견해가 하나님으로부터 정하신 것이며 성경에 의해 정의된 것으로 보는 것"이라는 논리도 내놨다. 이는 예수께서 죄까지도 수용하고 환영한 것처럼 여겨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스코틀랜드성공회는 결혼을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으로 정의하고 있는 성공회의 결정을 깨뜨린 첫 번째 영국의 주류 교회가 됐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스코틀랜드와 전 세계의 보수적인 성공회 교회들을 자극해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실제로 세계성공회는 작년 1월 열렸던 관구장회의에서 성경과 모순된다며 동성행위를 거부하고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이라는 결혼의 전통적인 정의를 유지하면서 여기에서 벗어난 미국성공회에 대해 제재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또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 출신의 보수적인 주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세계성공회미래회의(GAFCON, Global Anglican Future Conference)는 투표 전 독자적인 노선을 천명하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이들은 영국성공회가 동성애 사안에 대해 너무 자유주의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번 조치가 취해질 경우, 결혼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붙들기를 원하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신실한 성공회교인들을 소외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영국성공회 내 보수적인 교인들을 다시 규합해 이들을 지도하기 위한 '특임주교'(missionary bishop)를 새로 임명해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첫번째 특임주교로는 GAFCON 영국본부 의장으로 전 세계성공회 교인들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는, 남부 런던에 소재한 선교단체 크로스링크스의 책임자 캐논 앤드류 라인즈 주교가 선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국성공회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대주교는 스코틀랜드성공회가 미국성공회와 같은 결과를 맞이하게 될 지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성공회측은 동성결혼에 대해 계속해서 반대할 것이며, 다수의 성공회인들은 이 문제에 대해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에 반대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성공회 대변인은 "영국성공회가 동성커플의 동성결혼을 법제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영국성공회의 가르침은 변하지 않고 남아 있다"면서도 "하지만 영국성공회에 실제적이고 깊은 불일치가 있는 것이 문제"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성경과 기독교 신앙에 뿌리른 두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총공회의 총무인 나이지리아의 조사이아 이도우-피론(Josiah Idowu-Fearon) 대주교는 "스코틀랜드성공회가 결혼에 대한 성공회 다수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신앙과 가르침으로부터 떠나갔다"면서 "세계성공회 내의 교회들은 성공회 법에 대해 자율적이고 자유롭게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스코틀랜드성공회의 이번 법 개정은 오는 10월 캔터베리에서 열리는 다음 세계성공회 대주교 모임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이안 커퍼슨 주교는 투표 결과에 대해 탄식하면서 결혼의 정의를 변경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그는 "우리에게 가장 슬프고 가장 고통스런 날들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깨졌고, 이 분열된 움직임은 우리의 연합에 심각한 해를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스코틀랜드 성공회의 한 교회는 앞서 예배 도중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을 낭독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부정하는 코란의 구절을 낭독, 큰 논란을 일으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