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특히 단기 선교 여행에 대해 자주 제기되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이번 아프간 사태로 인해 인터넷 공간에서 이 질문들이 수 없이 반복되어 제기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이 같은 질문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다 일리가 있는 질문이지만, 달리 생각해 볼 여지도 많습니다. 자주 제기되는 질문 중 세 개만 추려 보았습니다.

첫째, “가까운 이웃에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왜 굳이 멀리까지 가느냐?”는 질문이 있습니다. 일리가 있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이, 멀리 있는 이웃을 도울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면 안 됩니다. 가까운 이웃을 돕는 일과 멀리 있는 이웃을 돕는 일에 균형을 잡자는 뜻으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저는 이 질문 앞에서, 가까운 이웃을 돕는 일에 우리 교회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를 반성합니다. 단기간 해외에 나가 봉사 활동을 하고 오는 것보다, 가까운 이웃에게 지속적으로 봉사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이 점에서 우리 교회도 부족함이 많습니다.

둘째, “며칠 동안 가서 봉사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차라리, 여러 사람들이 오고 가는 경비를 돈으로 보내 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판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용효율성’(cost-efficiency)을 따지자면, 지당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영적인 존재입니다. 돈만으로 혹은 빵만으로 만족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작년에 방문했던 장영인 선교사(방글라데시)의 말이 아직도 제 뇌리 속에 메아리 치고 있습니다. “여러분, 돈 보내려고 하지 마십시오. 돈은, 한국 정부에서도 얼마든지 보내 줍니다. 사람을 보내 주십시오. 그곳에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단 하루라도, 그 땅을 밟고, 그 사람들을 만나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셋째, “그 지역 사람들은 그들의 종교를 통해 구원 받을 텐데, 왜 우리의 종교를 선전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은 현장에 방문하여 그들이 믿는 종교가 어떤 것이며, 그 종교 생활로 인해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보시면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모든 종교가 다 같다는 생각은 포용력 있어 보이기는 하나, 매우 낭만적인 생각입니다. 멕시코만 해도 그렇습니다. 그곳은 천주교 국가인데, 까깔첸 주민들의 종교 생활을 관찰해 보면, 그들 대부분은 천주교를 믿는 것이 아니라, 미신화 된 천주교를 믿고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미신은 인간을 구원하고 해방시키기는커녕, 속박하고 파멸시킵니다. 또한 우리의 선교 활동은 ‘개종’을 목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분들을 찾아가 그 사랑을 나누려는 것뿐입니다. 그 이후에 어떻게 하실지, 그것은 하나님이 알아서 하실 것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위와 같은 질문들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어도 우리 교회는 해외 선교를 지속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지속할 것입니다. 다만, 위와 같은 질문들을 마음에 품고 염려하는 교우들이 계심을 알고, 더욱 겸손하게, 그리고 더욱 참되게 선교하도록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균형과 조화를 이루도록 힘쓰겠습니다. 해외 선교에 대해 특별한 열심을 가지고 계신 교우들에게도 청합니다. 우리의 선교 활동이 더욱 성숙되도록 기도와 정성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선교는 열심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2007년 8월 12일)

/글 김영봉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