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진 박사(미얀마개혁장로교신학교 학장)가 최근 '빌리 그래함의 반공 메시지가 한국을 구했다'는 제목으로 '미래한국'에 기고한 글에서, 기독교적 관점에서 6.25 한국전쟁의 의미를 고찰했다.
전 박사는 "최근 제이 더글러스의 <빌리 그래함, 미국 복음주의, 메시아 비전의 동서냉전>(Billy Graham, American Evangelicalism, and the Cold War Clash of Messianic Visions, 1945-1962)이라는 논문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이 글의 내용을 중심으로 전개했다.
그는 "빌리 그래함 목사는 한국의 은인이다. 그의 반공 메시지는 미국이 한국을 도우도록 했다. 6.25 때 미군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한국은 베트남식 적화가 되고 말았을 것"이라고 했다.
전 박사는 "미국은 민주주의, 자본주의, 기독교를 전 세계로 수출했다. 반면 소련은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종교를 말살하고 공산 이데올로기를 수출하는 데 혈안이 되었다"며 "1945년 미국 복음주의 진영은 소련 공산주의를 거의 사단적인 악의 세력으로 간주, 영적 전쟁을 선포하는데, 거기에 가장 앞장선 사람이 빌리 그래함 목사였다"고 했다.
특히 "그래함은 한국동란을 이데올로기 전쟁으로 봤다. 한국동란은 마르크스주의의 필연적 결과라는 것"이라며 "그는 한 설교에서 한국동란은 공산주의와 기독교간의 전쟁의 시작이라고 했다. 맥아더 원수(장군)도 한국동란을 신학적 전쟁으로 해석했다"고 했다.
이어 "그래함은 마르크스주의의 비도덕성과 호전성이 한국동란을 일으켰다고 본다. 마르크스주의는 언제나 전쟁을 필요로 하는 이데올로기"라면서 "동시에 혁명을 확산시키는 데는 어떠한 범죄도 정당화 된다. 이것이 한국동란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그는 한국동란 원인을 한국 민족주의(동족 간의 전쟁을 의미하는 것 같음)에 돌리지 않고 마르크스와 스탈린에게 돌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데올로기로서의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도 비교했다. 전 박사는 "구 소련의 해체는 공산주의의 항복을 의미한다. 1980년대 우리 사회를 휩쓴 이념 서적들은 거의 다 1920년 이후 쓰인 책들로서, 마르크시즘이나 공산주의가 성공한 모델이 아직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공산주의는) 다만 이론적으로 유토피아 환상을 제시하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지적했다. 그러나 지금 공산사회가 더 부패했고, 비도덕적이라는 것은 솔제니친 등 공산주의 지식인들이 이미 고발했다. 한국도 동일하다"며 "자본주의는 그래도 원죄를 설교하고 개혁을 외치는 자들이 있고 반대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공산주의 국가에는 회개하라는 설교가 없거니와 개혁의 목소리가 통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 박사는 "토마스 모어가 말한 유토피아란 단어에서 '유'는 그리스어로 '무'(없음)를 의미한다. 유토피아는 그대로 해석하면 'no place'(there is no place)이다. 인간은 원죄가 없다면 정의로운 사회 건설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권마다 개혁을 외쳤지만 실패했다"고 했다.
그는 "그 이유는 개인의 중생(regeneration)이 없는 개혁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혁명(revolution)의 종교가 아니라 중생을 기초로 한 개혁(reform)의 종교다. 사회주의를 실행한 일부 이슬람 국가와 남미 국가는 지금도 독재, 부정·부패, 빈곤, 갈등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빌리 그래함 목사. ⓒBGEA |
그러면서 "외국 학자들이 한국은 전쟁 후 폐허 속에서도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 기독교라는 3대 이념으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말한 것을 수년 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보도했다"며 "불평, 불만, 왜곡, 선동의 감정 문화로 위대한 내일을 건설할 수 없다. 역사는 사랑, 화해, 감사, 정의, 진리로 발전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전 박사는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1950년 1월, 미국의 극동방위선 '애치슨 라인'에서 한국은 제외되어 남침을 당했다고 말한다. 미국이 한국을 제외시킨 중요한 이유는, 미국 정부는 한반도를 '전략적 가치가 없는 곳'으로 봤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역사에 기록되었다"고도 덧붙였다.
그런데 "덜레스, 빌리 그래함 같은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서구를 우선시하는 미국의 정책을 극동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끝으로 전 박사는 "한국은 전쟁이냐 아니면 평화적 통일로 가느냐의 역사적 기로에 있다"면서 "만약 미군이 철수하더라도, 이것은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한국의 진정한 영적 우방국(spiritual ally)은 중국도, 일본도 아닌 미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