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보다 나은 삶을 갈망하는 사람에게 실망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사람에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것이 실망 아닐까요? 인간을 이해하고 죄인을 사랑했던 분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님의 삶 마지막 한 주간은 그야말로 실망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산다는 공통점을 지닌 종교 지도자들과의 대화에서 주님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끊임없는 대화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선택은 그리스도를 죽이려는 음모와 계획이었습니다. 자신의 몸을 내어주고, 자신의 피를 흘려주겠다는 눈물겨운 마지막 식사 자리에서도 배신하는 제자에게 주님은 끝까지 회개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제자는 주님을 팔아 넘깁니다. 죽는 자리까지도 주님을 따르겠다던 다른 제자들은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하며 도망칩니다. 주님은 어떻게 이런 실망감을 이겨내고, 실망스런 사람들을 위해 죽음의 십자가를 질 수 있었을까요?
결혼도 못하고 평생 사람들의 비난과 고독, 감옥 생활과 포로 생활을 해야 했던 예레미야는 비참했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부르셨을 때 그에게 열심히 사역하면 좋은 열매들이 맺힐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도리어 실망을 예상하고 사역을 시작하라고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우상 숭배, 타락한 도덕성,
완악한 마음을 안타깝게 여기며 하나님께 돌아오라고 호소해도 도리어 미움을 받을 것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선한 마음으로 이웃을 위해 봉사한다 하더라도 이렇게 실망할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해야 합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때에 거두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뜻은 반드시 이루어 질 것입니다. 순종하는 사람을 통해서. 실망을 딛고 그 실망을 헤쳐 나가는 사람들을 통해서.
우리가 실망을 경험할 때마다 사탄은 우리에게 아마도 이렇게 속삭일 것입니다. '하나님이 실패했다고... 너 자신을 보라고. 지금 네가 얼마나 비참한지, 죽고싶은 심정인지, 이런 것이 현실이라고. 널 위한 하나님의 계획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사탄은 거짓말쟁이입니다. 사업이 부도 났다고, 내 건강이 무너졌다고, 우리 가정이 깨어졌다고 해서 하나님마저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고 해서 사탄이 승리한 것은 아닙니다. 타락한 종교 지도자들의 모략이 성공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은 그 슬픔과 배신과 실망스런 사건들을 통해서도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뜻을 이루셨습니다. 인간을 포기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을 인류에게 전달하셨습니다. 십자가 사건은 실망스런 사건이 아니라, 사랑의 승리입니다. 순종이 배신을 이긴 사건이고,
믿음이 실망을 이긴 사건입니다.
예레미야는 40여 년 눈물의 사역을 한 결과 예수님을 가장 닮은 예언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요셉은 형들의 배신과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복수가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갚았습니다. 모세는 백성들의 못된 말들 때문에 마음이 찢어졌습니다. 오죽했으면 죽음을 구했을까요? 바울은 동역자들 여러 명이 그를 버렸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그러했듯 이들 모두 하나님께 집중했습니다. 인간을 벌주기보다 용서하시려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에 감사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요즘 실망했거나 마음이 상한 분이 계시다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마음을 고쳐주실 것입니다.
[이기범 칼럼]실망을 헤쳐 나가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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