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아프간 인질 석방을 위하여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하며, 탈레반의 종교적, 정치적, 사회적, 영적 배경을 추적해보았습니다. 이슬람 학교 학생이라는 의미의 ‘탈리브’에 어원을 둔 탈레반은 ‘학생조직’이라는 뜻으로 아프간 남부를 중심으로 1990년대 중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얼굴 없는 지도자’, ‘애꾸눈 지도자’로 알려진 무하마드 오마르는 스승이라는 의미의 ‘물라’로 불리우기도 합니다. 이처럼 탈레반은 근본 이슬람주의와 아프간 애국주의가 혼합되어 조직된 정치 사회 집단인 것입니다.

아프간은 1979년 옛 소련군의 점령 하에 들어갔는데, 이후 10년 이상, 다양한 저항세력들이 반 소련 항쟁을 벌였습니다. 그러다 1989년 소련 붕괴 직전, 모스크바는 아프간에서 군대를 철수시켰고, 이후 아프간은 정부의 공백을 틈타 몇몇 군벌들이 내전을 벌였습니다. 이 정치적 혼란 속에서 엄격한 이슬람 규율로 무장한 탈레반이 등장하며 전국을 빠른 속도로 장악해갔습니다. 1997년에는 공식적으로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했는데, 처음에는 60% 이상의 국민적 지지를 얻으며 정국을 안정시키는 등 긍정적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탈레반의 이슬람 근본주의 정책은 극단적으로 치달려가, 부정부패를 청산하는 숙정 작업에 그치지 않고, ‘서방 문화를 전파하는’ 언론 활동을 전면 금지시키며 종교 자유를 억압했습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남녀 차별이 심한 정권으로 알려진 탈레반은 여성 교육 및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전면 금지시키고 심지어 여성들끼리 외출하는 것도 막았습니다.

한편 미국은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간에 오래 전부터 근거를 두고 있었으며 1996년부터 탈레반 정권의 보호 아래 아프간에 숨어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2001년 9월11일 테러 대 참사 이후, 미국은 그 해 11월 빈 라덴 색출을 위한 아프간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최신 무기들을 총동원한 미국의 막강한 화력 앞에 탈레반은 변변한 저항도 못 해보고 무릎을 꿇었고, 드디어 탈레반 정권은 축출됐으며 무하마르 오마르는 동부 파키스탄 접경지대로 피신했습니다. 그러나 미군은 빈 라덴을 잡지 못했으며 오마르는 2006년 말까지도 건재한 채 오히려 현재 남부에서 탈레반을 재규합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축출된 후, 반 소련 독립항쟁 지도자의 아들 하미드 카르자이가 정식 아프간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카르자이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전쟁 후 아프간의 치리 책임을 맡았으나, 아프간 내 고질적인 정치적 분열과 남부에서 계속되는 전투 때문에 정국을 효과적으로 장악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이 극단주의 때문에 안팎의 비난을 받긴 했으나 여전히 아프간인들 상당수, 특히 남부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는 현재까지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탈레반은 아프간 내 외국군 철수를 내세우며 외국인을 무차별 납치, 살해를 해왔고 지난 2007년 7월 19일, 남부 가즈니 주에서 한국인 선교팀 23명을 납치하여 두 명을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랑과 평강의 하나님이십니다. 사단은 분리와 미움의 영입니다. 극단 이슬람 정치집단인 탈레반들에게 현재 평화는 없습니다. 그저 가난과 불안, 혼돈, 미움과 분노만이 있을 뿐입니다. 저들은 하나님인 알라를 믿노라 하지만, 그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모르기에 이슬람을 맹종하면서도 하나님과 분리되어 극단적 어두움의 일들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또 다른 잃어버려진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며, 그들이 평화의 영이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복음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이번 아프간 피랍사건이 탈레반들에게 복음이 증거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질로 남아 있는 21명의 한국 청년들이 탈레반에게 생명을 다하여 복음을 전하는 선교 사명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마치 죄수로 잡힌 바울을 통하여 빌립보 간수와 그의 모든 가족들이 예수님을 영접했듯이 말입니다.

글/ 이성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