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린 저녁 미사에서 개신교회에 사과했다고 26일(현지시각) 미국 크리스천투데이가 보도했다. 이날 미사에는 개신교 및 다른 종파 대표들도 함께했다.
교황은 "무엇보다 먼저 예수의 몸에 상처를 낸 것과 다름없는, 우리 쪽 분열의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가톨릭의 수장으로서 기독교인들과 다른 교회들에게 비복음적 행동을 한 데 대해 용서와 자비를 구한다"고 했다. 가톨릭 교인들에게는 "우리의 마음을 상하게 한 개신교 형제들이 있다면 용서하자. 과거의 일을 지울 수는 없으나, 과거 잘못의 무게가 우리의 관계를 훼손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는 16~17세기 종교개혁 과정에서 가톨릭의 개신교 탄압을 사죄한 것이다. 교황은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10월 세계루터교연맹의 발원지인 스웨덴 룬드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가톨릭 전통주의자들 사이에서는 교황이 루터교인들에게 너무 많은 양보를 한다며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기념행사의 공동예배에 사용되는 문서가 루터를 과도하게 찬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타른 교회 및 종교와의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자들도 개신교계와 교류한 적이 있으나, 전통주의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종파 간 관계성에 대해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달 초 발표된 공동예배 안내문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루터교와 로마가톨릭의 신학적 대화는 지난 1960년대 후반 열렸던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시작됐다. 그러나 가톨릭교인들과 루터교인들은 여전히 각각의 예배에서 진행되는 성찬식 참석을 공식적으로 허락하지 않고 있다.
교황은 작년에 이탈리아의 오순절교회를 방문해 1900년대 파시스트 정권 아래 가톨릭교회의 잘못에 대해 사과했다. 당시 교황은 "그들은 거의 미친 것 같았다. 여러분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죄악에 이끌렸던 나의 형제·자매들을 대신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