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반 전에 우리 교회에 오신 분이 계십니다. 그분을 따로 만났더니, “제가 오래 전에 멕시코 여행을 하다가 이 교회 교인을 한 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분이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라고 물어 오셨습니다. 어떤 연유로 알게 된 분이냐고 여쭈었더니, 다음과 같은 사연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약 6년 전, 그분이 가족과 함께 멕시코 캔쿤으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그 때 비행기에서 어느 교회의 단기 선교단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키가 크고 무섭게 생긴 교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멕시코 까깔첸으로 선교 여행을 떠나는 와싱톤한인교회 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의 표정이 선교 여행을 떠나는 분답지 않았습니다. 불만이 가득해 보였고, 말하는 것도 매우 냉소적이었습니다. 들어보니, 선교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선교 가서 무엇을 하는지 살피러 간다고 했습니다. 달콤한 휴가를 지내고 귀환하는 길에 그분은 다시금 아틀란타 공항에서 그 선교단원들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전에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사람을 찾아, “선교 여행이 어떠하셨습니까?”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분은 눈물이 가득한 눈빛으로, “큰 은혜를 받고 돌아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일주일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몰라도,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 그분이 바로 그 선교지에 가서 평신도 선교사로 2년째 섬기고 계십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은 적잖이 놀라셨습니다. 이 증언에서 보듯, 장태전 권사님은 해외 선교를 반대하는 입장에 있었습니다. 그 돈으로 주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던 분입니다. 그분이 멕시코 선교단에 합류한 것은 직접 가서 관찰하여 ‘실증적으로’ 반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가서 가난한 어린이들의 머리를 감겨 주는 동안 무너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가난한 어린 아이의 뒤통수에서 하나님을 만났던 것입니다.

우리 교회의 멕시코 선교는 이렇게 발전되었습니다. 은퇴 후에 식도락이나 즐기고 골프나 치면서 여유롭게 살 수도 있었지만, 장태전 선교사님은 낙후되고 불편한 곳으로 가셔서 그곳 주민들의 친구가 되어 살고 계십니다. 아무 것도 내세우지 않고, 그냥 좋은 이웃으로, 낮은 마음으로 주민들의 친구가 되셨습니다. 그 결과, 까깔첸에서는 한국 사람들을 환영하고 믿어줍니다. 지난 2년 동안 그분은 삶을 통해 선교의 씨앗을 뿌린 것입니다.

이제 까깔첸 선교관이 완성되어 하나님께 봉헌하게 되었습니다. 성도들께서 이 칼럼을 읽으실 때, 저는 현장에 있을 것입니다. 선교관 입구에 우리는 멕시코 국기를 게양해 놓을 것입니다. 그 선교관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그곳 주민들의 것입니다. 그분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로 봉사를 하다가, 때가 되면 그분들에게 넘겨 줄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앞으로 이 선교관을 통해 좀 더 적극적인 선교 활동을 전개하려 합니다. 이 일을 위해 여러분의 기도와 참여를 기다립니다. 이 선교관은 일 년 내내 여러분에게 열려 있습니다. 여행하는 마음으로 오셔서 머물다 가시면,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에게 기술이나 지식이 있으면, 지역 주민들의 필요를 위해 봉사해 주시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이 선교관이 건립되기까지 기도로, 물질로, 노력 봉사로, 혹은 다른 방도로 헌신하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헌신이 알찬 열매로 맺어질 것입니다.

/글 김영봉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