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에서 분쟁지역의 성폭력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자이나브 하와 반구라 특사는 19일(현지시간) 중동 전문매체 MEE와 인터뷰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저지르는 성범죄는 다른 무장단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잔악하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간 시리아, 이라크, 요르단 등을 방문해, 소수민족 피해 여성과 관련 단체·기관을 직접 만나 IS의 성범죄 실태를 조사해 온 반구라 특사는 "IS는 한 지역을 점령하면 여성에 대해 조직적인 성범죄를 저지른다"며 "지금까지 봐 온 다른 테러단체와는 잔악성에서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반구라 특사에 따르면, IS는 점령지역에서 여성과 남성을 나눈 뒤 14세 이상 남성은 살해하고 여성은 다시 기혼자와 미혼자로 가른 후 미혼자에 대해서는 처녀성 검사를 하고 나서 미모와 몸매, 나이별로 등급을 매긴다.
여기에서 등급이 높은 여성은 IS의 '수도'격인 시리아 락까로 옮겨지는데, 계급순으로 여성을 선택할 권리를 준다. 고위 간부급은 여성 3∼4명을 한꺼번에 고르기도 하는데, 한 달 남짓 이들 여성을 성노예로 삼다가 싫증이 나면 경매에 넘기기도 하고, 여성이 '소유물'임을 나타내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여성의 몸에 문신으로 새기기도 한다.
IS에 납치된 20세 여성이 변태적 성관계를 거부하자 불에 태워진 사례도 있고, 납치된 여성의 가족이 속한 부족 지도자에게 간접적으로 접촉해 여성을 돌려보내는 대가로 5천 달러를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구라 특사는 이러한 점령지 여성에 대한 반인륜적이고 잔혹한 성범죄가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여성이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수행하는 전사와 결혼하거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성관계를 맺는 것 역시 지하드에 참여한다고 보는 '지하드 알니카'(성적 지하드)로 보는 IS의 이념에 따른 것이며 IS에 반대하는 세력이나 그 가족을 공포로 몰아넣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적이고 만연된 테러 전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유엔은 지난 4월 13일 내놓은 연례 보고서에서도 IS가 위세과시와 이데올로기 전파, 자금조달 등 전술적 목적으로 성폭행을 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