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동물원이 새끼 원숭이에게 최근 태어난 영국 공주와 같은 '샬럿'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가 항의가 빗발치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동물원 측은 규정에 따라 응모를 통해 이름을 붙였을 뿐이라며 억울해하고 있지만, 거센 항의에 견디지 못하고 이름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7일(현지시간) 교도통신에 따르면, 야생 상태의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오이타(大分)현 오이타시 소재 다카사키야마(高崎山)자연동물원은 6일 한 암컷 새끼 원숭이에게 샬럿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동물원 측은 매년 첫 새끼 원숭이가 확인되면 당시의 주요 사건을 기념하는 이름 중 가장 많이 추천을 받은 이름을 결정된 붙여왔는데, 이번에는 응모한 853명 중 59명의 추천을 받은 샬럿이라는 이름이 선정됐다.
6일 한 어미 원숭이가 암컷 새끼를 데리고 있는 것을 확인한 동물원은, 이 암컷 새끼를 올해 첫 새끼 원숭이라고 인정하고 샬럿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영국에 실례다', '영국 원숭이에게 일본 왕족과 관련된 이름을 붙이면 어떻겠느냐', '철회하면 좋겠다' 등 영국 공주의 이름을 원숭이에게 붙이는 것은 영국에 대한 실례라는 지적이 항의 전화와 이메일 등을 통해 쇄도했다.
샬럿은 2일 영국 왕실에서 25년 만에 태어난 공주의 이름으로, 정식 이름은 '샬럿 엘리자베스 다이애나'다. 월리엄(33) 왕세손과 캐서린(33) 빈의 딸인 샬럿 공주는 오빠인 조지 왕자(3)의 뒤를 이어 왕위 계승 순위 4위다.
이에 동물원 측은 교도통신에 "이름을 취소할지, 취소하면 어떤 이름을 붙일지를 (내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