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란?
우울증에 대한 강의를 시작하면서 저는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우울증” 이란 무엇을 말하는것일까요? 학생들은 선뜻 대답하지를 않고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시 질문했습니다. “여러분 중에 우울증을 경험해 본 분이 계시면 손을 들어 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후, 20여명중에 서너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여러분 중에 ‘나는 우울증을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라고 말하실 분은 손을 들어보시지요” 하고 말하니 한분이 번쩍 손을 들고 말했습니다. “나는 한번도 우울증을 앓아본적이 없습니다. 우울증을 왜 앓습니까? 늘 웃으며 즐겁게 살아야지요…”
사람들은 우울증이 우리 인생의 삶 속에 흔히 나타나는 ‘감기’ 정도의 증상으로 가볍게 생각하시는 분 이 있습니다만 아주 심각한 증세로 고통당하는 분 들은 우울증이 얼마나 무서운 심리적인 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울증이란 모든 사람들이 살면서 최소한 한번 이상은 경험하는 증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죽는 순간까지 모든 사람이 그 증세의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경험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아기가 어떻게 우울증을 경험할 수 있느냐고 의문 하실 분도 있으시겠습니다만, 어린 아기도 생리적이고 심리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을 알게 되면 충분한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즉 우울증은 생리적이며 심리적인 관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며 영적인 것에 까지 미칠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울증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예고도 없이 우리 삶 에 찾아오는 것으로서 어떤사람에게는 일생에 한번 나타날 수도 있고 ( 혹시 그 우울증을 의식하지 못하고 넘어가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떤이에게는 거듭 나타나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한번 나타나면 보통 3-6 개월간 지속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몇 시간, 몇 개월, 또는 몇 년동안 계속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분에게는 일 생 동안 만성적인 증세와 고통으로 계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울증은 보통 불편하고 복잡한 감정입니다. 마음에 평안을 잃고 인생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을 상실한 느낌을 가지는 것입니다. (슬픔, 분노, 집중력 저하, 소화불량, 두통, 변비, 설사, 불안, 의기상실, 정신활동 저하, 무기력, 불면증, 체중감소, 의욕상실, 망상, 죄책감…) 때로는 신체적인 증상을 수반하기도 하여 생활의 정상기능을 저해받기도 합니다. 이 우울증 증세가 심해지는 경우에는 약 10% 가 망상과 환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우울증 (depression) 이란 ‘내리 누름’( to press down) 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신이 꺽이다’, ‘기가 죽다’, ‘낙담하다’, ‘슬프다’, 가치를 낮추다’, ‘활동성과 적극성을 저하시키다’, 등 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념에서 ‘우울증’ 을 살펴볼 때 갖난 아기도 우울증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게 됩니다. 아기도 불편해지고, 복잡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엄마의 젖이 필요한 아기가 젖을 원하다고 소리쳐 울 수가 있고 젖은 기저기 때문에 불편해 진 감정을 표현하며 칭얼거릴 수 가 있습니다. 그러한 아기의 요구가 채워지지 않는 상태로 지속되면 아기는 자기가 원하는 필요를 채워주지 않는 현실을 향해 분노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존재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신감과 자존감과 자신의 정체에 대한 불확실한 상테에 빠져 복잡하고 혼란한 생각속에서 낙담하고 포기하는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젖 달라고 마냥 울고 보채다가 오랜 시간동안 젖이 주어지지 않으면 그 소리침이 점점 약해 지고 (기가 약해져 포기하는 쪽을 선택하고) 그리고 그 노력을 포기하게 될 때 의욕상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 실망으로 인하여 무기력해 진 아기는 그 후에 젖을 주어도 거부하며 식욕을 잃어버린 상태를 보여주게 되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경험이 계속되면 그 아이는 매사에까지 의욕 상실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 예를 들자면, 우리가 종종 경험하는 정상적이고도 반응적인 우울증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우울증세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지는 않습다. 즉 한 청년이 이성에 눈을 뜨게 되어 한 여성을 사모하게 되었다고 가정합니다. 그 청년은 용기를 백배하고 그 사모하는 영성앞에 서서 떨리는 입술과 안절부절하는 태도로 관심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그 여성은 그 청년의 프로포즈를 냉정하게 거절했습니다. 그 청년은 충격을 받고 낙심하고 낙담하여 집에 돌아와 모든 의욕을 잃고 자리에 누워 3 일을 보내게 됩니다. 그동안 먹지도 않고 학업에도 흥미를 잃어버립니다.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 분노, 낮은 자존감, 정체성 혼란, 자신감, 미래에 대한 꿈…등을 상실한 느낌속에서 고통하며 앓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과 생각을 재 정리하고 그 사모하는 여인에대한 생각을 포기하며 새롭게 일어서게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여성을 향해 다시 프로포즈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그 기간이 3 일이라는 시간의 흐름 동안 “우울증” 에 시달려 있는 상태인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정상적인 젊은이들이 흔히 경험하는 우울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그 충격과 좌절감의 정도에 따라 이러한 우울증세가 수 개월, 수 년 또는 일 평생동안 없어지지 않는 영향을 미치는 것이 되기도 합니다.
심리학의 창시자 프로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우울증은 내면의 분노가 쌓여있는 상태이며, 그 분노에 대한 세력을 현실의 의식이 압박하고 있는 현상 속에서 분출하지 못한 그 분노가 절망감, 허무감, 자살충동 등의 불편한 감정 속에 묶어 두어 포로된 심정으로서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음을 암시해 줍니다. 그래서 우울증은 내면에 쌓아둔 “분노”를 자신이 안고 사는, “짓누르는 짐” 과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노’ 의 감정을 밖으로 분출시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 분노의 원인을 전가시키며 다투기를 좋아하고 욕설을 퍼부으며 시비를 걸고 폭력을 합니다. 심하면 살인까지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분노를 안으로 안고 사는 사람들은 자신을 탓하며 죄의식에 시달립니다. 그리고 내면의 고통을 참고 견디려고 애쓰며 육신과 정신과 영적으로 병들게 되어 때로는 자살을 하게도 됩니다.
많은 경우에, 우울증은 인간사회의 일반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또 모든 연령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증상으로서 때에 따라 여러 형태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미국 내에서만도 1,700만명이 우울증으로 인하여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한바 있습니다. 이 통계 속에는 기독교인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발병율은 남자가 15%, 여자가 25%이며 경험자의 60% 가 자살을 생각하며 그중 10-15% 가 실제 자살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기독교인들 중에는 우울증의 증상을 죄로 연결지어서 그 증세를 없애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합니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 역시도 자신들의 고통스러운 증세를 치료해 주시지 않는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하고 버림받은 느낌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성경을 많이 읽고 묵상을 해도 제 우울증의 증세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라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증상과 원인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도움을 주고자 하는 분 들은 오히려 상처를 더해주고 우울증의 증세를 더 깊게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라 하셨는데 왜 슬퍼하고 감사하지 않으십니까? 기도하십시요. 우울증의 마귀를 물리치십시요! 귀신의 역사입니다. 예수이름으로 마귀를 쫓아 내십시요…” 등등 권면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경우가 많습니다. 정상적인 우울증세까지도 마귀, 사탄, 귀신의 역사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이해받지 못하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상처를 더해주는 기독교의 공동체를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점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멀어져 갈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기독교인 또는 비 기독교인의 위대한 사람들로 알려진 수많은 사람들도 경험한 질환입니다. 아브라함 링컨, 윈스턴 처칠, 헨델, 에드가 알렌 포우, 나폴레옹, 스펄전 등… 특히 스펄전은 “우울증이 모든 성직자들에게 자연스러운 동반자” 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성경 인물들 중에서 살펴보면; 사울 왕, 욥, 엘리야, 모세, 베드로 등을 볼수 있고 신학자들: 존 칼빈, 마틴루터, 요한 웨슬레 등 도 우울증으로 고생한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한 기분과는 다른 것임을 구별해야 할 것입니다.
우울증은 우리 삶 에 악 영향을 미치고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우울증은 평화롭고 행복한 삶 을 붕괴시키고 기능을 저해하며 효율성을 감소시켜 성장을 방해할 뿐 아니라 공통체 생활을 파괴시키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울증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우울증은 여러 행태로 나타타고 연령별로 다르게 나타나며 또 특징도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우울증에 고통당하는 자신과 또 다른 사람들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해한다는 것은 또한 치료에 대한 대안을 생각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을 소유할 때 치유의 길 을 선택하여, 스스로를 또는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서 우울증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가 있습니다.
우울증을 스스로 진단해 볼 수 있습니다. ( 아니다 0점, 조금그렇다 1점, 심하다 2점, 아주 심하다 3 점) 다음 항목을 모두 검토하여 총점이 11 점 이상이라면 당신은 우울증에 걸려있는 확률이 높습니다.
• 슬픈 기분이 든다. * 삶 에 흥미를 잃었다. • 앞날이 비관스럽다. *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 지난 일들이 실패작이라고 생각한다. *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 삶 이 만족하지 않다. * 자신이 못생겼다고 느낀다. • 죄책감에 시달린다. * 무슨일이든지 시작하기가 힘들다. •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 잠을 잘 못잔다. • 나 자신이 한심스럽다. * 자주 피곤하다. • 일이 틀어지면 내탓이라고 생각한다. * 밥맛이 없다. • 자살하고 싶다. * 체중이 준다. • 괜히 눈물이 난다. * 몸에 이상이 생길까봐 걱정이다. • 초조하고 짜증스럽다. * 성생활이 즐겁지를 않다.
한정미(은총) –Ph.D., LCPC-A, Clinical Supervisor, GCU Professor-Counsel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