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
신성욱 | 두란노 | 472쪽 | 18,000원

현직 설교학 교수가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 원로)의 설교를 분석한 책 <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를 펴냈다.

저자인 신성욱 교수(아신대)는 "설교학을 가르치는 전문가로서 필자가 자주 받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 설교를 제일 잘하는 이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라며 "이 질문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한 사람만을 얘기할 수밖에 없는 큰 아쉬움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 '한 사람'은 이동원 목사이다. 저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위대한 명설교자들이 은퇴하면 젊고 유능한 새로운 후배들이 그들의 명성을 이어가기 마련이지만, 안타까운 사실은 현재 한국 강단에서 이동원 목사를 능가하거나 그에 근접할 정도로 빼어난 설교자가 쉬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 "이동원 목사는 은퇴한 후 어느덧 칠순을 맞는 희끗희끗한 백발의 주인공이 되었건만, 깊이 있는 그의 영성과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설교의 탁월함은 가을 단풍처럼 날이 갈수록 우리 가슴을 더욱 붉게 물들이고 있다"며 "이 목사는 이 땅의 봄꽃과도 같은 수많은 후배 설교자들이 두고두고 존경하고 우러러 보며 닮아가야 할, 우리 시대의 큰 바위 얼굴이 아닐 수 없다"고 격찬했다.

책은 이동원 목사의 성장 배경과 목회적 성과, 설교의 변천 과정, 성경관과 신학적 입장, 8가지 성경 해석학적 특징과 30가지 설교학적 특징, 호소력 있는 전달의 특징, 명설교자들 및 신학자들과의 인터뷰, 한국교회에 끼친 영향, 아쉬움의 소고 등을 싣고 있다.

이 목사가 영향을 받은 멘토 13인도 소개되고 있는데, 존 버니언과 찰스 스펄전 등 청교도들을 비롯해 워렌 위어스비와 찰스 스윈돌, 마틴 로이드 존스와 존 스토트 등 동시대 인물들을 망라하며, 한국인으로는 김준곤·김장환 목사를 꼽고 있다. 김장환 목사는 "이동원 목사에 있어 설교의 '서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김준곤 목사는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스타일로 궤도 수정을 하게 만든 사람"으로 각각 묘사됐다.

'베스트 설교문 분석'도 흥미를 끈다. 설교집 <당신은 예수님의 VIP>에 나오는 '마음과 귀가 닫힌 사람(막 7:31-35)'이라는 설교문을 제시하고 개요를 분석하며, 설교 방식을 해설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 설교는 서론: 현실의 문제(토니 캠폴로 교수의 이야기 1)-본문: 본문의 문제(귀 먹고 말 더듬는 자의 이야기)-적용 문장: 현대인들에게-전환 문장: 질문-본론: 삼대지-결론: 현실의 문제 해결(토니 캠폴로 교수의 이야기 2) 등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일본에서 설교하고 있는 이동원 목사.
일본에서 설교하고 있는 이동원 목사.

이에 대해 저자는 "이 목사는 설교의 서론을 거의 현실의 예화로 시작하는 귀납적 방법을 사용하는데, 본문 이야기는 청중이 익히 아는 내용이므로 따분해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며 "이 목사의 이 설교는 잊을 수 없는 충격적 예화의 단계적 소개를 통해 듣는 이로 하여금 한 편의 드라마 같이 아주 새롭고 신선하면서도 감동적이고 오래 기억될 명설교로 인식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아쉬움의 소고'에서는 △강해설교라기보다는 주제설교에 가까운 것들이 가끔씩 보인다 △설교 주제들이 주로 성도 개인의 신앙과 삶에 관한 내용에 치우친 반면, 국가나 세계를 위한 통 큰 설교가 다소 부족하다 △항상 삼대지 설교라는 틀에 박히고 획일적인(dull and unvarying) 설교 개요와 프레임에 고정돼 있다 △이 목사의 설교 패턴이 가진 특성상 개방 결론 방식(여운을 남긴 채 마치는 방법)을 활용함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등을 들고 있다.

저자처럼 이 책에 아쉬움이 있다면, '호소력 있는 전달의 특징'에서 '동안(童顔)', '햇살 같은 미소'를 열거하거나 '나가는 말'에서 "기독교 역사상 설교자로서 이동원 목사 만큼 최고의 찬사와 최다의 별명을 얻은 이도 드물 것" 등 다소 학자적이지 못하거나 과장된 언어들이 다소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동원 목사는 이 책 '감사의 말'을 통해 "저는 늘 하나님 앞에 죄송스러운 마음을 갖고 살고 있는, 은혜로 구원받은 죄인에 불과하고, 아직도 한없는 부족함으로 늘 주님 앞에 엎드려 긍휼과 자비를 구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만나고 있다"며 "이 책이 한없이 부족한 한 선배의 등을 밟고 앞으로 나아가는 설교 지침서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