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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 기독교회사는 한 마디로 사상전(the War of Thought)이다. 초대교회 이후 교회는 지금까지 숱한 사상전을 치렀다. 일사각오(一死覺悟)의 이 싸움은 종말의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개혁신학포럼 학술위원이자 개혁주의 신학 전문 리폼드북스 대표인 최더함 목사(아리엘교회)가 <기독교 사상전사(思想戰史)>를 펴냈다. 최 목사는 1년여간 진행한 인천 부평 회복의교회(담임 김민호 목사) 설립 11주년 특강 강의안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개혁신학의 전통적 입장은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이나, 마귀는 아담의 때 이후 지금까지 교회를 핍박하기 위해 교회 안에 가라지를 뿌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기독교는 지난 2천년간 수많은 이단 사상들의 침공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독교는 다른 종교들과 달리 폐쇄적이지 않고 누구나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는 '열린 공간, 무방비의 공간'이라는 특성이 있어, 가장 많은 사이비 이단 사상과 '동거'하고 있다는 것.

그는 이 책에서 기독교가 2천년간 이 같은 '다른 복음(Heteron Yuanggellion)'을 어떻게 대처하고 격퇴했는가를 서술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교회가 생존하는 한, 다른 복음의 출현과 공격, 위장술에 의한 미혹 전술이 계속되리라는 것"이라며 "관건은 사탄의 이러한 술책을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잘 간파하고 속아 넘어가지 않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개혁신학 입장에서 책이 소개하는 '사상전(戰)'은 총 10가지. 기독교 초기라 여러 가지가 혼재돼 있던 초대교회(1세기)의 '다른 복음들'을 비롯해 1세기부터 맹위를 떨친 영지주의(Gnosticism), 4세기의 아리우스주의(Arianism), 펠라기우스주의(Pelagianism) 및 반-펠라기우스주의(Semi-), 알미니안주의(Arminianism), 자유주의(Liberalism), 신정통주의(Neo-Orthodoxism), 신복음주의(Neo-Evangelicalism), 종교다원주의(Pluralsim),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질된 기독교(the Transmuted Christianity)'라는 세계교회협의회(WCC)까지다.

책에서는 각각의 '다른 복음' 사상을 구체적으로 살피면서, 배경과 그 특징, 주요 내용과 평가, 기독교에 미친 영향과 결론 등을 설명하고 있다. 간략히 요약한 '2천년 이단논쟁의 역사'로 봐도 무방하다.

예를 들어 '영지주의'는 1세기 베수비오 화산 폭발과 흑사병 창궐 등의 자연재해로 비관론에 빠진 사람들이 영적 체험을 중시하면서 시작됐고, 모든 이단의 원형(原形)에 해당한다. 주요 내용은 이원론(dualism)적 관점으로 모든 것을 논하여 두 질서를 서로 대립시키고, 인간을 영·혼·육의 세 등급으로 나눈다. 이는 분파주의·탈기독교적·비밀주의 요소가 있었고, 또다른 이단인 몬타누스와 마르키온을 등장시켰으며, 역사적 예수와 신앙의 그리스도를 분리하는 19-20세기 자유주의 신학자들을 낳는다.

결국 영지주의는 '교리 없는 기독교가 얼마나 허약한가'를 증명하는 사례가 됐다. 저자는 "영지주의의 핵심교리는 선과 악이라는 '이원론적 세계관'과 구전이나 비밀문서들이 전해주는 '은밀한 진리에 관한 믿음'"이라며 "이는 단순하고 간단명료해 대중들에게 매우 쉽게 다가갔고, 대중들이 이단들에 갖는 호감은 여기서 나온다"고 분석한다. WCC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성경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등 전방위적 문제를 제기하면서 "인본주의로 비롯된 적(敵)그리스도 사상이자 기독교 위장세력"이라 일갈한다.

저자의 결론은 물론 '개혁주의(Reformed Theology)'이다. 특히 그는 사람들이 오해하듯 근본주의·정통주의·보수주의와는 다른 개념임을 역설하면서 "개혁교회는 가장 성경적인 신학과 장로정치 제도를 확보하고 고수하는 교회이므로,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개혁주의 신학을 기초로 한 개혁교회와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마무리하고 있다. 현대 칼빈주의의 개선점과 한국 개혁교회의 당면 과제들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최더함 목사는 "기독교의 역사에 있어 '교리 없는 신앙'은 항상 외부로부터의 공격에 무너지거나 변질됐고, 한국교회 내 소위 '이단'이라 말하는 다른 복음이 난무하는 근원적 문제도 굳건한 교리 위에 서지 못한 채 개인적 경험과 감성적 신앙을 주축으로 세워지고 유지돼 왔기 때문"이라며 "이제 지성적 믿음을 강화시킬 때이고, 선조들이 물려주신 신조와 신앙고백서들을 다시 꺼내들어 바른 교리를 가르치는 일에 전무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