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위로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가 지난 5월 9일 안산제일교회(담임 고훈 목사)에 이어 6월 1일 서울 명성교회(담임 김삼환 목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 9일은 현직 주요 교단장들이, 이날은 주요 교계 단체장들과 증경총회장들이 주축을 이뤘다.
특히 참석한 총회장·총무·기관장 전체는 마지막 결단의 시간에 모두 등단 후 무릎을 꿇은 뒤, "세월호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을 것" "희생자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 "하나되어 섬기는 참된 교회를 이룰 것" 등을 다짐하며 기도했다. 호소문을 통해서도 희생자들의 회복, 한국교회의 회개와 각성,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 등을 촉구했다.
이날 기도회 사회를 맡은 김삼환 목사(세월호 참사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위원회 위원장)는 "우리는 이 큰 슬픔과 아픔을 잊을 수도 없고 위로할 수도 없다"며 "그러나 전능하신 하나님만이 위로자요 소망이시니, 오늘 저녁 연합기도회를 통해 새로운 비전과 소망을 갖고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여는 말씀은 각각 박종순(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회장)·한영훈(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목사가 전했다. 먼저 박 목사는 "내가 죽고 우리가 죽어야 하는데 대신 죽지 못해서, 막을 수 있었는데 막지 못해서, 모든 일이 나 때문인데 내 탓이라고 일찍 말하지 못해서, 내 아들과 내 딸인데 남의 일인 것처럼 외면해서, 참으로 죄송하고 부끄럽다"며 "모두가 아프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절망과 좌절의 먹구름을 걷어내자"고 했다.
한영훈 목사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모든 국민이 유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울고 또 울었다"며 "이는 우리 모두의 죄악 때문이고, 특별히 한국교회가 눈이 어두워져서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다시는 이처럼 안타까운 희생이 없도록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부조리와 불법을 뿌리뽑아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장종현 목사(예장 백석 총회장)가 대표기도, 한헌수 총장(숭실대)과 임성이 장로(한국교회여성연합회 회장)가 성경봉독한 뒤, 장차남(예장 합동 증경총회장)·김장환(전 세계침례교연맹 회장) 목사가 각각 위로와 회복의 설교를 전했다.
장차남 목사는 "영상을 통해 세월호 탑승자들이 배와 함께 가라앉는 장면을 전 국민이 눈 뜨고 지켜봤다는 점, 희생자 다수가 미처 꽃봉오리를 피워 보지도 못한 학생들이었다는 점, 사태의 중심에 기독교에서 파생된 구원파 교주 일가가 있다는 점 때문에 '나도 공범'이라는 죄책감을 갖는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묵묵히 위로하고 치유하는 교회가 됨으로, 사회 안정과 국민 치유를 위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김장환 목사는 "세월호에 갇힌,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은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 희생자 유가족들의 심정을 그 누가 감히 헤아릴 수 있겠는가"라며 "절망 가운데 우리는 고통을 뛰어넘는 더 큰 은혜로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붙들고, 파도와 광풍이 몰아칠 때 진리의 등대 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는 여러분과 제가 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이후 소강석 목사(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 상임회장)가 추모시 낭송, 손인웅 목사(한국교회희망봉사단 법인이사장)가 세월호 회복 모금 취지 설명, 김명규 장로(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회장)가 봉헌기도하고, 양병희 목사(한국장로교총연합회 전 대표회장)가 유재명 목사(안산기독교연합회 회장)에게 성금을 전달했다. 크레이그 반스 총장(프린스턴신학대학원)이 회복의 메시지, 이정익(기성 증경총회장)·최낙중(해오름교회)·최희범(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 총무)·이경욱(예장 백석 사무총장)·고명진(미래목회포럼 대표회장)·고훈(안산제일교회) 목사가 호소문 낭독, 림인식 목사(예장 통합 증경총회장) 및 공동·증경총회장 전체가 축도를 맡았다.
크레이그 반스 총장은 "예수님께서는 결코 저 멀리 떨어져서 우리의 고통을 냉담히 바라보시는 분이 아니"라며 "오히려 그분은 친히 고통과 아픔과 괴로움을 경험하셨고, 고통당하는 여러분과 함께하시면서 사랑으로 둘러싸고 지키신다"고 강조했다.
손인웅 목사는 "세월호 유족들을 도울 때 모두가 함께하지 않으면 힘이 생기지 않는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 조직됐고 그 뒤에도 아이티·일본 대지진 등 국내외 참사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는데, 이번 일도 맡게 됐다"며 "2~3년 동안은 피해자 치유와 지원을 하려 하는데, 이를 위해 모금 목표액이 20~50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최성규(기하성 여의도 증경총회장)·권태진(예장 합신 증경총회장)·유만석(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한태수(한국교회희망봉사단 상임단장)·김경원(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정성진(미래목회포럼 전 이사장) 목사가 각각 피해자와 대한민국 회복과 진상규명 및 이단척결 등을 위해 중보기도하고, 정명화(첼리스트/한국예술종합학교 석좌교수)·박주옥(테너/백석예술신학교) 교수가 위로의 연주를 하기도 했다.